매파로 돌아선 美연준… 한은의 금리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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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내년 금리 전망치 3.9%로 제시… 9월보다 0.5%p 올라가
한은 내달 기준금리 내릴지 주목… 환율과 경기 둔화가 결정 요인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9 13:24:59

▲ 한은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Fed)은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정책금리 목표 범위(4.25~4.50%)를 0.25%p 내리면서 내년 말 금리 전망치(3.9%)를 0.5%p 높였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18일 FOMC 회의를 끝낸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완화에 속도 조절하기로 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인하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달러 강세가 지속돼 원화 약세 현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리인하에 손을 놓을 수도 없다. 내수 부진 등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다. 흔들리는 주식시장도 금리인하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19일 한은에 따르면 미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4.50~4.75%에서 연 4.25~4.50%로 0.25%p 인하했다. 9월 0.50%p 내리며 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뒤 11월(-0.25%p)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금리 하향 조정이다.

금리를 낮췄으나 속을 들여다보면 긴축에 가까웠다. 연준은 9월 전망치와 비교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0%에서 2.5%로 조정했고 물가상승률을 2.3%에서 2.4%로 내렸다. 실업률은 4.4%에서 4.2%로 올렸다. 금리를 낮추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점도표(향후 금리 수준을 표시한 표)도 상향했다. 내년 말 금리 전망치로 3.9%를 제시했다. 9월 전망치(3.4%)보다 0.5%p 높다. 정책금리를 통상 0.25%p씩 내린다고 가정하면 내년 정책금리를 고작 두 차례 내릴 것이라는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요건에 대해 “지금까지 정책금리를 1%p 인하함으로써 중립금리 수준에 상당히 가까워졌고 추가 인하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관련 추가 진전이 있고 노동시장 강세가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경제와 노동시장의 견조한 상태가 유지되는 한 추가 인하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매파 영향은 컸다. 미 국채 10년물 가격은 0.12%p 올랐고 S&P500 지수는 2.95% 내리면서 6000선이 깨졌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2% 올랐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FOMC 결과로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가 상당히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정치 상황과 결합되면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신속하게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연준이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한은이 내달 기준금리를 내릴지 동결할지도 주목된다. 뜀박질하는 환율을 생각하면 금리인하를 하지 않는 게 적절하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18일 원/달러 환율은 1451.70원으로 전월 말(1396.50원) 대비 55.2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원화 가치는 더 떨어져 수입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른다.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매파로 돌변한 미 연준 여파로 한은은 1월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동시에 원/달러 환율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수준을 상회할 리스크가 커졌다”고 했다.

금리인하를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경제 악화가 극심해서다. 한은은 11월 말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8월 말보다 0.2%p, 내년 경제성장률도 2.1%에서 1.9%로 각각 내려 잡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애초 1.9%로 예상했는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0.06%p가량 긴축적인 영향을 줘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답했다.

금리인하가 성장률 개선에 긍정적이라는 입장도 나왔다. 배병호 한은 경제모형실장은 이날 ‘BoK 이슈노트: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백브피링에서 “가지고 있는 모형을 기반으로 해보면 금리인하는 (잠재성장률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소비를 개선하고 기본적으로 투자의 조달 금리를 낮추고 심리적인 개선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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