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사고 4조 원 돌파… 깡통전세·사기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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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보증 사고액… 세입자 피해 속출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16 11:13:20

▲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게시된 전세사기 피해 방지 안내문. 스카이데일리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깡통전세와 전세사기로 피해자는 2년간 4만 명·피해액은 9조 원에 달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정부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세입자 보호와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작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4조4896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깡통전세와 전세사기로 피해자가 4만 명에 이르고 최근 2년간 피해액만 9조 원에 달하는 등 전세사고 문제가 전세시장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작년 전세보증 사고액은 전년보다 3.6% 증가하면서 사고 건수도 2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집값과 전셋값이 고점이었던 2021년 전후로 체결된 전세계약이 만료되며 발생한 문제로 빌라 갭투자에 실패한 집주인들이 대거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HUG는 작년 전세보증 사고로 세입자들에게 3조9948억 원을 대위변제했지만 집주인들로부터 이를 회수하는 데에는 최소 2~3년이 소요된다. 그동안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손실로 기록되며 공기업인 HUG의 영업손실은 지난해에만 약 4조 원에 달했다. 이러한 손실은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정부의 출자와 국민 부담으로 메워지고 있다.

특히 2023년 발생한 전세보증 사고의 77%가 부채비율 90~100%인 주택에서 발생했다. 부채비율이 높은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면서 세입자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HUG와 정부는 손실을 감당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정부는 HUG에 자본을 확충해 전세와 임대보증 외에도 분양·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적 보증을 제공했다.

하지만 임시방편적 대응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전세보증 사고로 HUG의 손실은 국민주택채권·청약저축 납입금 등 세금과 다름없는 자금으로 보전되고 있다. 게다가 작년엔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 원을 현물출자해 자본을 확충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채권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도 부동산·건설시장에 30조 원 이상의 공적 보증을 제공하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3년 5월부터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추며 깡통전세 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조치로 월별 전세보증 사고액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전세시장의 신뢰 회복이 어렵다.

전세사고와 깡통전세 문제는 단순히 세입자의 경제적 피해를 넘어 시장 전반의 신뢰를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보증금 반환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공공의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HUG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전세시장의 안정과 국민 피해 최소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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