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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는 포트, 마데이라와 함께 세계 3대 주정강화 와인 중 하나다. 셰리와인의 정식 명칭은 헤레스-세레스-셰리(Jerez-Xérès-Sherry) DO다. 헤레스(Jerez)는 스페인 남서쪽 끝에 있는 지역명이고, 프랑스에서는 셰리를 세레스(Xérès)라 부르고 영국에서는 셰리(Sherry)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10~15도 사이지만 셰리는 숙성 완료된 와인을 증류하여 만든 오드비(EAU-DE-VIE)를 넣어 15%에서 20% 내외의 강한 풍미를 지니게 만든 주정강화와인이다.
한때는 상당히 유행했던 와인이지만 요즘은 포트와 마데이라의 인기에 밀려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 고전 영화 속에서 종종 세리를 마시거나 주문하는 사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세리는 19세기 중반에는 영국 와인 시장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었다. 셰리의 매력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와인 애호가로서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 싶다.
셰리는 발효가 끝난 후 오드비(브랜디)를 첨가한다. 주발효가 끝난 와인을 정화하고, 통에 70%정도 담아 두면 효모막이 생성된다. 여기에 브랜디를 첨가해 솔레라 방식으로 숙성한다.
솔레라는 양조한 셰리를 숙성하고 생산자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고유의 방식이다. 오크통을 여러 단으로 쌓아 발효를 마친 셰리를 숙성하는데 아랫단으로 갈수록 오래 숙성한 와인이 담겨 있다. 가장 오래 숙성한 와인이 담긴 맨 아랫단의 이름이 바로 ‘솔레라(Solera)’이며, 전체 프로세스를 지칭하는 이름이 되었다.
병에 담을 때는 가장 아랫단의 오크통에서 와인을 꺼내며 한 번에 꺼내는 와인의 양은 각 오크통의 3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매회 최대치를 꺼낸다면 1년에 3회를 초과해서 꺼낼 수 없다. 셰리의 품질과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한 정한 최소한의 규정인 셈이다.
비워진 양만큼 바로 윗단(Criadera)의 와인으로 채운다. 하나의 통에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여러 통에서 골고루 받아 채운다. 이런 식으로 아래 통의 빈 부분을 차례로 채워나가고 가장 윗단의 빈 부분은 새 와인으로 채운다. 이렇게 와인은 새로운 빈티지가 섞이고 같은 단의 오크통끼리도 블렌딩 되어 일관성 있는 맛을 갖는 쉐리가 완성되는 것이다.
Sherry의 종류는 △Cream Sherry △Pale Cream △Oloroso(오로로소) △Palo Cortado(팔로 코르타도) △Amontillado(아몬티야도) △Fino(삐노) △Manzanilla(만자니야: 스페인산 쌉쌀한 셰리주)등이 있다.
셰리를 생산하는 헤레즈(Jerez)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도 서쪽 끝이다. 지도를 펴고 포르투갈과의 최남단 국경과 지브롤터를 이은 직선의 거의 한가운데 위치한다. 무덥고 건조한 아열대에 가까운 기후와 연 강수량 600mm의 비는 주로 겨울에 내린다.
대표적인 토양은 백악질로 구성된 ‘알바리사’다. 강렬한 태양 아래 하얗게 빛나는 이 토양은 배수가 잘 되면서도 수분을 잘 간직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비가 오면 진흙처럼 되어 질척이다가 물이 아래로 빠지고 표면이 건조되면 딱딱하게 굳어 땅 아래의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따라서 덥고 건조한 환경의 포도나무가 수분 부족을 겪지 않게 해준다.
이곳 포도밭에서 재배하는 셰리의 주 품종은 팔로미노(Palomino)다. 팔로미노는 완전 발효시켰을 때 약 13도의 알코올 도수를 가질 수 있다. 과일향이 강하고 부드러운 산도를 가진 화이트 품종이다. 재배와 수확이 까다로워 손이 많이 가는 품종이지만 헤레즈 지역의 개성을 입히기엔 최적의 품종이다.
하지만 모든 포도밭이 다 하얗게 빛나는 것은 아니다. 점토질이 주를 이루는 어두운 토양인 ‘바로’도 있다. ‘알바리사’와 달리 비옥한 토양이라 포도재배가 쉽고 생산량이 많다. 대신 생산되는 와인의 섬세함은 떨어지기 때문에 주로 블랜딩용이나 편하게 즐기는 와인을 만든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포도 품종은 페드로 히메네즈(Pedro Ximenez)다. 스위트 셰리를 만드는 품종으로 15도 이상의 알코올 도수를 보여줄 수 있고 산도도 탄탄해서 최고 품질의 스위트 와인을 만들기에 최적화된 품종이다.
수확한 포도는 일반적으로 아솔레오(Asoleo)라는 건조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위트 와인은 지구상에서 가장 달콤한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리터당 450g의 당분을 가질 정도로 단맛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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