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공정성 상실한 소송 지휘… ‘진실 규명’ 의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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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신문 사전 공개 강제, 헌재가 유일… 허위 증언 준비 시간 주는 것
재판 본질 망각한 소송지휘권 행사… 헌재의 존립 이유를 흔들게 될 것

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8 16:33:23

윤석열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반대신문 질문지를 사전에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진실 은폐’를 위한 조치라며, 헌재가 공정성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8일 입장문을 통해 “헌재의 증인신문 방식은 법조인들조차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편향됐다”며 “이런 절차로 과연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대통령 측이 반대신문에서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하루 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리인단은 “대한민국 법정에서 반대신문을 사전에 공개하는 곳은 헌재가 유일하다”며 “허위 증언을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증인은 원칙적으로 돌발적인 질문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통해 신뢰도를 검증받는다. 하지만 반대신문 사항이 사전에 공개될 경우, 증인이 불리한 질문에 대비할 수 있어 심문 자체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리인단은 이를 ‘증인과의 짬짜미’로 규정하며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다면 이런 비정상적인 절차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재의 소송 지휘 방식은 ‘증인신문 시간제한’에서도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헌재는 주신문과 반대신문을 각각 30분, 재주신문과 재반대신문을 15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대리인단은 “진술이 바뀌어도 추가로 확인이 어려운 구조”라며 “진실을 가려야 할 재판이 오히려 사실 규명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주 2회 변론기일을 잡고 하루에 3명의 증인을 심문하는 방식 역시 변론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리인단은 “이러한 절차는 재판이 아니라 단순한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며 “이대로라면 탄핵 심판은 처음부터 결론이 정해진 정치적 행사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헌재 관계자는 “국회 측 반대신문 사항도 대통령 측에 전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증인에게는 반대신문 질문이 전달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신문을 받는 당사자가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측은 “재판이 공정성을 상실한 채 형식적인 절차로 흐르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재판관들이 다수인 헌법재판소의 구성 문제, 이미선·문형배 재판관의 중립성 논란에 더해 국민발의로 국회에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는 등 헌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재판관의 소송지휘권이라며 재판의 본질을 망각하는 행태는 헌재의 존립 이유를 흔들고 있다.

김영 기자 jeb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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