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先모수개혁’ 합의해 국민연금 고갈 막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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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수급자는 늘고 가입자는 줄어”
기금은 2041년부터 적자 전환… 2056년에 ‘바닥’
IMF “수급 연령 연장·소득율 축소”방안 제시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3 00:02:01

세계에서 제일 급격한 저출생·고령화로 한국의 연금제도가 위기에 직면했음이 재확인됐다. 국민연금 수급자는 늘고, 가입자는 줄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수급자가 해마다 증가해 연금기금 고갈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는 723만5901명으로 2023년 말(682만2178명)보다 약 41만4000명 늘었다. 이는 노령·장애·유족연금 수급자와 일시금 수급자를 합한 수치다.

반면 가입자는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는 2181만2216명이다. 2023년 말(2238만4787명)보다 약 57만3000명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가입자 수 감소가 유력하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저출생과 고령화다. 저출생으로 신규 가입자 자체가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연금 가입자였던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약 700만 명)가 이젠 수급자가 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연금 개혁이 지연되면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 제도가 바뀌지 않을 경우 2025년 1월 말 현재 1185조 원에 이르는 기금은 2040년에는 1755조 원까지 증가했다가 2041년 적자로 돌아서고 2056년이면 기금이 고갈된다. 연금 개혁이 지연되면서 하루 885억 원, 연간 32조 원의 연금 부채가 쌓이고 있다. 보험료율 인상을 통해 연금 개혁의 첫발을 하루빨리 떼는 게 화급하다.

이런 현실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선(先) 모수(母數)개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해 국민연금 개혁의 물꼬가 트인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이뤄진 게 마지막 개혁일 정도로 쉽지 않다.

연금 개혁은 시급한데 그동안 이전 정권부터의 무책임으로 제자리걸음인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서 정부 개혁안을 되돌려 보냈고, 현 정부에서도 여야가 접점을 마련한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 조정안이 막판 타결 직전 구조개혁까지 같이 하자는 문제로 무산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기는 2054년이다. 2039년 적립금이 최고액을 기록한 뒤 점차 줄어 30년 후에는 바닥난다는 예측이다. 기금이 소진된 후 약속된 연금을 지급하려면 보험료율을 35%까지 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러면 미래 세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구조개혁도 필요하지만 우선 모수라도 조정해서 기금 소진 시점을 최대한 늦춰 구조개혁의 시간을 벌어야 한다.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만 돼도 기금 소진 시점이 9년 뒤로 늦춰진다. 소득대체율의 경우 국민의힘(43%)과 민주당(45%)의 차이가 2%p에 불과한 만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은 패키지로 처리하는 게 온당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보험료율 인상·수급 개시 연령 연장·소득대체율 축소’ 등을 개혁 방안으로 제시한 점을 귀담아 듣길 바란다. 이를 모두 조정한다면 작은 변화로도 비교적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수급 개시 연령을 2년(65세→67세) 늦추고, 보험료율을 4.6%p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3.3%p 낮춘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부채는 2070년에 50%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낮아진다. 여하튼 연금 개혁은 절실하다. 중지를 모아 시급히 결정하길 촉구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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