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물가와 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음식점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계속 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생존 위기에 몰린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려면 자격조건이 까다로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에선 E-7·E-9 비자 신청 자격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이고 해결방안에 대해 민상헌 한국외식업중앙회 정무위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민 위원장은 오랫동안 일식집을 운영하며 외식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사업가였고 외식업 진흥을 위해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으로 활동했었다.
외식업계 인력난… E-7 고용지원 제도 완화 요청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젊은 세대들은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고금리·고물가로 힘든 상황에서 인력 구하기도 힘든데 인건비까지 치솟으면서 ‘나홀로 사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전체 자영업자는 565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2000명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1만8000명)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의 감소폭이 컸다. ‘나 홀로 사장님’은 전년보다 4만4000명 줄어든 422만5000명으로 2018년(-8만7000명)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구인난 해소를 위해 음식점 대상으로 한 중국·베트남 전문인력(E-7 비자) 고용 자격요건을 완화해야 해요.”
“현재 시행되는 E-7 특정 활동비자(요리사) 초청 조건이 까다롭고 사업의 고용주가 신청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어요. 또한 중국 현지(중국·베트남 등)에 한국의 E-7 비자 신청시 요구하는 자격조건에 부합되는 요리사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불법체류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게 외식업계의 현실이에요.”
민상헌 위원장은 E-7 고용지원제도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민 위원장은 △내국인 고용의 한계, 영업을 위한 수단으로 외국인 불법 고용 △정부의 외식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책 부재 △외국인 고용이 내국인 일자리 침해와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오판해 합법적인 외국인 고용제도 부재로 불법적인 외국인 고용을 선택하도록 방치 등 자영업자들을의 어려움을 덧붙였다.
“불법체류에 대한 불법성 교육 및 홍보 부족으로 업주의 불법체류자 고용의 불법성 인지도 부족해요. 그러다보니 외국인의 불법체류에 따른 범죄가 증가해요. 불법체류자 고용알선 전문브로커 활동 증가로 업주 피해는 물론 외국인이 노예화되어 가는 불법도 기승을 부려요. 행정당국의 불법체류자 관리 담당자 부족으로 원활한 업무에 제한도 있어요.”
E-7 고용지원제도 완화가 어려울 시 고용주의 어려움도 존재한다. 현재 고용지원제도에서 사업장 면적이 200㎡이하 100㎡이상일 경우, 관광협회에 등록해 면적을 허용 범위로 인정받아 신청한다. 문제는 관광협회 등록이 까다롭고 등록비용까지 발생되니 사업장 사장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급여 인당 월 400만 원 수준의 4대 보험 납입금액의 사업주 부담금이 월 인당 43만 원(4인일 때 172만 원) 정도 추가로 납입 해야 해요. 현실적으로 사업장에는 단기 일용직 근로자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죠. E-7 고용지원제도는 4대보험(최저임금이상) 내국인 가입자 4명이 있는 사업장에 외국인 1명을 신청할 수 있어요. 내국인 가입자 5명이면 외국인 2명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요건이 생겨요.”
민 위원장은 외국인 근로자와 내국인 근로자의 비율 1:1 기준으로 변경을 해야된다고 강조했다.
“조리사 자격증 취득 및 경력 문제도 비슷해요. 외국 현지에서 조리사 자격증 취득 후 3년 이상으로 규제해 중국·베스남 등 외국인 E-7 비자 조리사 취득자를 조달하기 어려워요.”
“국내 현실은 내국인 조리사 급여가 너무 높을뿐더러 구인난으로 인해 외국인 불법체류를 채용하고 있는게 현실이죠. 불법체류 근로자 채용 후 적발 시 많은 벌금을 내야 하고 최소 3년간 외국인 근로자 초청 자격이 박탈되는 상황이에요.”
민 위원장은 중국·베트남 현지에서 젊고 유능한 요리사를 초청해야 하는데 현재 이러한 조건에 맞는 요리사들은 나이가 많고 본인의 스타일들이 이미 잡혀져 있어 한국 고용주들이 선호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고용신청’ 절차 복잡… 대행기관 지정 필요
국내 음식점 자영업자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려면 자격 조건이 까다롭고 신청 절차도 복잡해 현장에선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외식업중앙회는 대통령실에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할 수 있는 사무업무 대행기관으로 지정해 달라는 의견이다.
“국내 음식점 자영업자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려면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요. 음식점 자영업자가 외국인 근로자(E-9) 고용 신청을 하려면 내국인 근로자(4·5인)가 3개월 이상 근무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사업장 규모도 국내 기준 60평 이상의 음식점이 대상이에요.”
E-9 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허가제를 통해 체류 자격을 얻어 국내에 취업하는 제도이다.
“여기에 내국인 피보험자 수 5인 업체는 업력이 5년 이상, 내국인 피보험자 수 5인 미만 업체는 업력이 7년 이상인 경우만 해당됩니다. 5인 이상 사업체는 외국인 근로자 신청 2명까지, 5인 미만 사업체는 1명까지 가능하죠. 사실 이런 조건을 갖춘 음식점이 국내에 몇 곳이 있겠어요.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외국인 근로자 고용 신청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에요.”
사업주가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내국인 구인 노력 △고용허가 신청 △근로자 도입 위탁 신청 △근로계약 체결 △사증 발급인정서 신청 등 다양하다.
민 위원장은 업주가 고용노동부 고용센터에 가서 서류를 접수하고, 고용허가서를 받는 일련의 과정을 직접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음식점 업주들이 대부분 50대에서 60대가 많은데 공무원들이 신청 절차와 신청 범위 조건을 어렵게 만들어 놨어요. 고용센터에 신청 서류를 제출하고 고용허가서가 나오면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력서를 골라 또 신청을 해야 하는데, 50·60대 업주들이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못하니 신청을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업주들이 외식업중앙회에 직접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신청할 수 있게 외식업중앙회를 대행기관으로 지정해 주면 좋겠어요. 외식업중앙회는 전국에 2000명이 넘는 직원이 있어서 각 지역에서 업주들이 신청하면 외국인 근로자 고용 신청률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여요.”
민 위원장은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신청 자격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외국인 조리사가 절실히 필요한 사업장은 200㎡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이 대부분이니 위의 자격 조건을 완화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E-7 자격 조건이 완화되면 경제침체와 인력난에 허덕이는 소규모 사업장의 인력난도 해소되고 무분별한 고용·불법체류자 채용 등의 문제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외식업중앙회가 대행기관으로 선정돼 영세사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현장에서 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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