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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용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사에 공사 중지를 명령한 구청이 그 근거나 불복 방법 등을 알리지 않아 무효 판결을 받았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이주영 수석부장판사)는 시공사인 A주식회사가 서울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공사 중지 의무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사는 2022년 10월 성북구의 한 지상 주택을 철거하고 주거용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공사를 진행하던 중 공사 현장과 인접한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성북구청으로부터 공사 중지를 명령받았다.
이후 A사는 인접 건물에 대한 보강공사를 시행해 감리를 받고 지난해 2월 성북구청에 공사 중지 명령 해제를 신청했으며 구청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틀 뒤 구청은 ‘안내’라는 제목의 통지를 통해 A사에 공사 재개 전 추가 보강공사를 명했다. 이에 A사는 절차를 위반하고 사실상 공사 중지 처분을 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보강공사가 선행되지 않으면 공사 중지 명령의 효력이 지속된다는 것이므로 실질적으로는 A사에 보강공사 이행 의무를 직접 부여하는 것”이라며 “해당 안내는 A사의 법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공권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 법적 근거를 미리 통지하고 의견 제출의 기회를 줘야 하며, 처분을 할 때도 근거를 제시하고 불복에 관한 사항을 알려야 하는데, 재판부는 구청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조치 명령을 하면서도 안내라는 외관을 취함으로써 A사가 안내의 근거와 효력, 불복 방법 또는 구제 절차를 알 수 없도록 해 현저히 불안정한 법적 지위에 놓이게 했다”며 “행정절차법상 절차 위반이며 절차적 하자가 중대·명백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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