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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숙하기에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가족’. 신간 ‘우리 집에 왜 왔어?’에 수록된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 정해연 작가는 극단적인 상황 속 가족 구성원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과장된 서사 속에 등장하는 가족의 면면은 지극히도 현실적이다. 정해연은 작가의 말에서 ‘모성애’나 ‘부성애’는 순수하지만 일그러진 감정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그릇된 애정이 잘못된 선택의 길을 가게 하기 때문이다.
관점에 따라 순수하게도, 공포스럽게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문장 ‘우리 집에 왜 왔어?’는 이런 애정의 이중성을 그린다.
△운명의 짝을 찾고 싶지만 상황이 잘 풀리지 않는 청년(반려, 너) △딸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희생하는 가장(준구) △사랑하는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엄마(살) 등 얼핏 평범해 보이는 주인공들은 일상적이지만 불편한 친밀함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정상성’에 너무나도 집착하는 그들은 어떻게 보면 상식적이지 않은 선택을 하며 독자를 예측하지 못했던 전개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우리는 태어난 순간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가족이 된다. 가족이라서 더 깊은 상처를 내기도 하고 가족이라서 더 원망하기도 한다. 가족 때문에 비뚤어지고 가족 때문에 범죄자가 되기도 있다.
책에는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완벽한 가족에 집착하느라 스스로 눈이 멀어버린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그들의 입을 빌려 작가는 가족이라도 ‘그래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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