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에 대한 재판이 세 차례 연속 비공개로 진행됐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내란 관련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앞선 3월27일과 4월10일에도 같은 이유로 문이 닫혔다.
재판부가 밝힌 비공개 결정의 이유는 “국가의 안전보장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으로 이는 검찰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김 전 장관 등 피고인 측이 “전면 공개 재판을 원한다”고 수차례 공식 요청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원과 검찰의 판단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헌법 제109조는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사법 정의 실현의 기본 원칙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국가의 안전보장, 안녕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비공개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예외는 말 그대로 ‘예외’일 뿐이다.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바로 피고인 측이 전면 공개 재판을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방어권의 일환으로서 공개 재판을 요구할 권리도 함께 인정된다. 그럼에도 법원이 검찰 측의 비공개 요청만을 받아들이고 피고인의 요구를 거듭 묵살한 것은 그 자체로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사안이다.
검찰은 군사기밀과 안보를 이유로 비공개를 요청했지만, 현행법상 재판을 비공개로 전환하려면 해당 정보가 실질적으로 어떤 위해를 끼치는지에 대한 구체적 입증이 필요하다. 단지 군 관계자가 증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비공개를 결정하는 것은 자의적 판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 증언의 ‘기밀 가능성’만으로 비공개가 결정된다면 이는 사실상 재판 공개 원칙을 무력화시키는 선례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공개 재판을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는 단순한 절차적 요구를 넘어, 사법부의 판단이 국민 앞에서 투명하게 검증되기를 바라는 데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을 되짚어 보면 그 맥락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헌재는 증인으로 나온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진술을 핵심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이들의 회유 정황이나 명백한 허위 진술 가능성이 드러났음에도 판결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피고인들이 공재 재판을 요구한다는 것은 재판 전 과정이 국민의 눈앞에 투명하게 드러나길 바란다는 걸 말해준다. 그만큼 그들의 입장이 떳떳하다는 걸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이 경우 공개 재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정성을 확보하는 최소한의 방패인 셈이다. 그렇기에 이와 반대로 비공개를 요청하는 검찰과 이를 받아들이는 법원의 의도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사건은 그 어느 사건보다 국민의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며, 따라서 재판의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사법 판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가 일방의 요청에 따라 재판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은, 국민의 알 권리와 헌정적 책임의식을 저버리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
지금 사법부가 보여주는 태도는 결과적으로 사법 정의를 비정상적으로 좁은 틀 안에 가두고 있다. 물론 국가 안보는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안보와 사법 정의가 충돌할 경우, 사법부는 그 균형점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민 앞에 닫힌 재판은 더 이상 ‘정의’를 말할 수 없다. 사법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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