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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31일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담을 갖는다. 8월1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한을 하루 앞두고 열리는 이번 회담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도하는 대미 관세 협상에 외교·안보 축에서의 전략적 지원 성격을 띤다.
대통령실은 27일 “이번 주 중 구윤철 부총리와 조현 장관이 각각 베센트 미 재무장관,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라며 “정부는 통상 협상 시한 전까지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과의 회담에서 ‘진화하는 한미동맹’을 주제로 한미 간 전략적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언론에 “이번 회담은 관세 협상에 한정하지 않고, 한미동맹의 미래 전략 등 장기적 의제를 다룰 것”이라며 “국제정세 변화에 맞춰 동맹도 진화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통상+투자+구매+안보’를 아우르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패키지 딜’ 구상과 맞물리는 전략으로, 경제 논의에 국방·안보 의제를 접목한 것이다.
조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한국의 국방비 증액,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첨단기술 분야 협력 강화 등을 주요 카드로 제시할 전망이다. 그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미동맹은 군사·경제를 넘어 첨단기술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측은 최근 국무부와 국방부 채널을 통해 한국에 ‘동맹 현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역할 확대, 국방비를 GDP의 5%까지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은 이와 관련한 한미 간 견해 차와 조율 가능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감축·재배치 및 대만 문제 등 민감 사안은 오는 8~9월 공개될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NDS)과 해외 미군 배치 검토 보고서(GPR) 이후 본격화될 예정이다.
한편 조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첫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분위기 조성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가 새겨진 붉은 캡 모자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언론에 “루비오 장관과의 회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만, 모자를 실제 착용할지는 내부적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실무라인도 미국과의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미국 측과 실무 협상 중이며, 구윤철 부총리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회담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현재 관세 협상 품목에 농산물까지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은 25~26일 이틀 연속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산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허용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 일본·대만의 선례와 미국의 압박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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