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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스물다섯의 나이로 산화한 고(故) 조종호 이등상사(현 계급 중사)가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를 분석한 결과, 국군 제7사단 소속으로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 참전했다 전사한 고 조종호 이등상사임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고 조 이등상사는 1950년 12월 대구 1훈련소에 입소해 7사단에 배치된 뒤, 3년간 수차례의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평창 하진부리 전투(1951년 3월), 인제 현리 전투(1951년 5월), 양구 백석산 전투(1951년 9월), 크리스마스고지 쟁탈전(1952년 10월), 선우고지 전초진지 쟁탈전(1953년 6월) 등에서 살아남은 그는 정전협정 체결을 불과 이틀 앞둔 1953년 7월 25일, 철원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전공을 인정받아 1954년 화랑무공훈장이 추서됐다.
고인의 신원 확인은 아들 조정원 씨(76)의 집념 덕분이었다. 조 씨는 지난 2009년 어머니 권막분 여사의 권유로 보건소에서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권 여사는 생전 “아버지를 찾으면 함께 현충원에 묻힐 수 있을 텐데”라며 아들에게 소원을 전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규정상 위패로는 합장이 불가능했기에 부친의 유해를 찾아야만 가능했다. 이후 2017년 국립묘지법이 개정돼 권 여사는 2019년 별세 후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에 안치됐고, 이번 신원 확인으로 부부 합장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현재 투병 중인 조 씨는 귀환 행사에서 “아버지 유해를 찾아 어머니의 평생 소원을 이루게 돼 감격스럽다”며 “국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대전 중구의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조해학 국유단장 직무대리는 유가족에게 신원 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
국유단은 “전쟁이 발발한 지 오래돼 참전용사와 유가족이 고령화되는 상황에서 신원 확인은 하루하루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친·외가 8촌 이내 유가족이라면 전국 어디서든 보건소와 보훈병원에서 유전자 시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도 지급된다.
국방부는 “당신도 ‘유(遺)가족’일 수 있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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