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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열풍이 유럽과 북미를 넘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29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걸프 협력회의(GCC) 6개국 대상 화장품류(비누·치약·화장품 포함) 수출액은 1억7549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5% 증가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은 1억223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의 70%를 차지했고, 쿠웨이트 역시 1087만 달러로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오만·카타르·바레인에서는 상위 품목에 화장품이 포함되지 않아 시장이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레반트 지역과 이라크 시장에서도 K뷰티 인기를 끌고 있다.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3126만 달러로 전년 대비 69.8% 증가했다. 이스라엘·요르단·레바논에서도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는 현지 소비트렌드가 ‘한국산 프리미엄 화장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아프리카에서는 화장품이 주요 수출 상위 품목에 오르지 않았으나, 의약·의약품과 함께 소비재 수요가 확대되며 K뷰티의 잠재 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유통사 세포라와 협업해 자사 브랜드 ‘라네즈’를 중동시장에 선보였다. UA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 등 GCC 주요국으로 진출했으며, ‘립 슬리핑 마스크’와 ‘워터뱅크 크림’ 등 대표 제품으로 현지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이 같은 성과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매출은 5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급증했다.
LG생활건강도 현지 매장 확장과 브랜드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6년 요르단·UAE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양한 중동 국가에서 더페이스샵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한 현지 대리점을 통해 ‘피지오겔’ 등 제품을 공급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2024 두바이 뷰티 월드’에 참여해 메디큐브 전 라인업과 홈 뷰티 디바이스 ‘AGE-R 시리즈’를 선보이며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 최근 UAE와 카타르 뷰티 마케터를 선발하는 신입 채용을 시작했다. 중동 인기 인플루언서 등과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K-뷰티 OEM·ODM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한국콜마는 세종·부천 공장에 할랄 보증 시스템을 구축해 중동 수출 기반을 강화했고, 코스맥스는 해외 법인을 통해 할랄 인증을 획득, 현지 파트너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한류 콘텐츠와 맞물린 소비 확산, Z세대 여성층 중심의 메이크업 수요 증가를 K-뷰티 성장 동력으로 꼽는다. 동시에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와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는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업계는 프리미엄 시장 공략,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 할랄 인증 확대, 그리고 재수출 거점으로 부상 중인 UAE·쿠웨이트를 활용한 교두보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2025년 상반기 K-뷰티가 중동·북아프리카에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며 차세대 수출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와 유통망 확대 전략이 이어진다면 MENA 지역은 글로벌 K-뷰티 확장의 핵심 무대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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