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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2%대를 기록했다. 채소류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쌀과 달걀, 육류, 수산물 등 먹거리 가격과 외식 물가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석유류 가격 상승 전환과 통신요금 감면 종료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06(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이는 8월 1.7%에서 한 달 만에 다시 2%대로 오른 수치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1월 2.2%, 2월 2.0%, 3월 2.1%, 4월 2.1%로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으나, 5월 1.9%로 낮아졌다. 이후 6월(2.2%)과 7월(2.1%) 다시 2%대를 유지했지만, 8월에는 SK텔레콤 해킹 사태에 따른 통신요금 인하 영향으로 1.7%까지 떨어졌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채소류는 지난해 폭염에 따른 기저효과로 12.3% 하락했지만, 쌀값 급등이 전체 농산물 물가를 끌어올렸다. 쌀은 15.9%, 찹쌀은 무려 46.1% 상승했다.
과실류는 사과가 5.5% 올랐고, 수산물은 고등어가 10.7% 오르며 전체 6.4% 상승을 이끌었다. 축산물도 5.4% 상승했는데, 국산 쇠고기가 4.8%, 돼지고기가 6.3%, 달걀이 9.2% 올랐다. 특히 달걀 가격 상승률은 2022년 1월(15.8%)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공업제품은 2.2% 올랐다. 가공식품이 4.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36%p 끌어올렸다. 품목별로는 커피(15.6%)와 빵(6.5%) 등 가공식품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석유류도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세로 전환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0.3% 오르며 소폭 상승에 그쳤다.
서비스 물가는 2.2%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1.2% 상승에 그쳤으나, 개인서비스는 2.9%나 올랐다. 특히 외식 물가는 3.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49%p 끌어올렸다. 품목별로는 생선회가 6.0%, 카페 커피가 5.1% 각각 올랐다.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요금 감면 종료가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근원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 근원물가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고, 한국형 근원물가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4% 올랐다. 가계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식품 가격이 3.2%, 식품 이외 품목은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채소류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 상승세를 일부 완화했지만, 곡물·축산물·수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의 강세가 여전히 뚜렷하다”며 “서민 체감물가는 공식 지표보다 높은 수준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달걀과 쌀 등 주요 먹거리의 급등세는 서민 생활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물가 걱정 없는 추석이 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등 민생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김장철 배추·무 등 주요 작황 관리와 할인 지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스마트 농수산업 확산과 유통구조 혁신 등 중장기 구조개선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급 측 요인에서 발생하는 물가 불안을 줄이고, 글로벌 곡물 가격 변동에 취약한 국내 물가 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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