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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황금연휴를 마치고 문을 연 국내 증시가 장 초반부터 뜨거운 랠리를 펼치며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3600선을 돌파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고, 미국 증시의 ‘엔비디아 훈풍’이 국내 시장에도 강하게 작용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6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58포인트(1.45%) 오른 3600.79를 기록했다. 장 초반 3606.86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넘어선 뒤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이는 지난 2일 3549.21로 마감하며 3500선을 처음 돌파한 지 불과 한 거래일 만이다.
전날 밤 뉴욕증시는 기술주 피로감에 일제히 하락했으나, 연휴 기간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여파가 국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인공지능(AI) 칩을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1.8% 상승, 장중 최고치를 새로 쓰자 국내 반도체주로 수급이 몰렸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삼성전자는 5% 이상 급등해 9만 원대를 회복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SK하이닉스도 7% 넘게 오르며 42만 원선을 돌파했다. 두 종목만으로도 코스피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네이버(5.93%), 두산에너빌리티(4.32%), 삼성물산(2.38%)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3원 급등한 142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매수세를 제한할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날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4634억 원을 순매수하며 이를 상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08억 원, 4244억 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3.6%), 기계장비(2.1%), 건설(1.6%)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금속(-1.5%), 운송장비(-1.5%) 업종은 하락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철강 수입 장벽을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POSCO홀딩스(-3.8%), 세아제강(-3.7%) 등 철강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유니온머티리얼이 상한가(30%)로 치솟았고, 모회사 유니온 역시 14%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구상’ 1단계 합의에 이르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9%), 현대로템(-3.10%) 등 방산주는 약세로 돌아섰다.
2차전지주는 부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10% 이상 급락했고, 에코프로(-1.58%), 에코프로비엠(-2.92%) 등 관련 종목도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2포인트(0.05%) 내린 853.83을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장 초반 858.86으로 출발했으나 상승분을 반납했다. 개인이 846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68억 원)과 기관(736억 원)의 매도세가 이를 압도했다. 에코프로비엠, 알테오젠, 펩트론 등 주요 바이오·2차전지 종목이 하락했고, 반면 리노공업(2.24%), 레인보우로보틱스(1.63%) 등 일부 기술주는 강세를 유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언론에 “국내 연휴 기간 동안 미국 증시가 AI 관련주 중심으로 상승한 데 따른 후행 효과가 반영됐다”며 “다만 환율 급등은 향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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