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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등 개혁의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자는, 이른바 온건 개혁론이 여권 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개혁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발생하고 있고, 개혁 추진에 따른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개혁 강경파는 ‘속도 조절론’을 일축하며 예정대로 신속한 개혁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당 간의 개혁 강도와 속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치는데 대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번 논란은 추석 연휴 기간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비서관이 연이어 방송에 출연해 ‘조용한 개혁’을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강 실장은 4일 유튜브 방송에 나와 “(수술대에서) 잠들었다 일어났는데 아 여기 배를 갈랐나 보네, 혹을 뗐네, 이런 게 개혁이어야 된다라고 대통령은 생각한다”며 “개혁이 그렇게 돼야 저항도 줄고 저항이 줄어야 성공할 것”이라고 말해 ‘조용한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우 수석도 6일 KBS 라디오에서 “중도 진영이나 합리적 보수 진영에 계신 분들 중 ‘개혁하는 거 좋은데 너무 싸우듯이 하는 게 좀 불편하고 피곤하다. 그런 피로도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시끄럽지 않게 하는 방식 이런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민주당의 입장과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취지는 전부 다 동의를 한다. 그런데 가끔 속도라든가 온도의 차이가 날 때가 있지 않나”라고 밝혔다.
현재의 개혁 방식이 과격할 뿐 아니라, 시끄럽게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사실상 정청래 대표 등 당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추석 연휴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인 내란 청산, 민생경제 회복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며 “주권자의 명령인 3대 개혁을 신속하고 정교하게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10일 “연휴 전 약속드린 대로 사법 개혁안 가짜 조작정보 근절 대책도 차질 없이 발표하겠다. 약속한 개혁 시간표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추진하겠다”며 신속한 개혁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내란에 맞선 이번 개혁은 이전의 개혁과는 달라야 한다”며 “반격의 여지를 남겨두면 언제든 다시 내란 세력은 되살아난다. 다시는 내란을 생각조차 못 하도록 하는 것이 빛의 혁명의 정신을 이어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민주당 간의 ‘온도 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진화에 나섰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백브리핑에서 “저는 ‘당정대는 항상 긴밀히 소통한다. 특히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실과 거의 매일 소통한다’고 설명해 왔다”며 “‘매일 소통’ 사실을 공개한 것은 ‘당이 용산 출장소냐’는 예상되는 비판보다 ‘당정 이견’으로 프레임화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온건파의 ‘속도 조절론’ ‘조용한 개혁’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은 새 정부에 당연히 부여되는 '개혁'에 더해 '청산'이라는 엄중한 임무까지 부여받고 있다”며 “(그러나) 내란 세력 등 청산대상들이 고분고분 사법 절차에 따르고 있느냐. 오죽하면 제가 윤석열 등 내란 피고인과 피의자들이 ‘독버섯처럼 고개를 쳐들고 올라오고 있다’고 했겠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3대 개혁’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내란청산’도 감시해야 하는 민주당이 조용할 수가 있겠나”라며 “국민께서 피로감을 느끼실까 봐 ‘주요 개혁을 연내에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는 민주당의 로드맵도 (제가)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정대 조율없는 민주당의 과속’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정대가 원팀이 되어 ‘과감하되 정교하게, 신속하되 차분하게’ 청산과 개혁을 추진하고 마무리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온건파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강경파와의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여권 내 이견이 발생한다고 해서 개혁이 좌초되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1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정부와 여당 간 개혁의 속도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게 또 당연한 것 같다”며 “그것을 꼭 숨겨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당과 대통령실이 각각의 역할이 있는 만큼 “무조건 갈등이라고 볼 일은 아니다”며 “지금 상황 같은 경우에는 개혁 내용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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