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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의 대표 노후 단지이자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최고 49층, 5893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신속통합기획 시즌2’를 최초로 적용해 사업 기간을 기존보다 약 6년 이상 단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2031년까지 강남구 2만5000 가구, 서울 전역 31만 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14층, 4424가구 규모의 노후 단지로, 2000년대 초부터 재건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층수 제한(35층), GTX-C 노선 지하 관통 문제, 조합 내 갈등 등 각종 규제와 행정 절차에 가로막혀 10년 넘게 사업이 표류했다.
2015년에는 최고 50층 재건축안을 추진했지만 당시의 층수 제한으로 무산됐고, 2022년 말 다시 35층 안이 심의를 통과했다. 2023년 서울시가 35층 규제를 전면 폐지하면서 재건축이 급물살을 탔고, 올해 9월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수권분과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본격 추진이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서울시가 새로 발표한 ‘신속통합기획 시즌2’의 첫 적용 사례다. 신통기획은 재개발·재건축 절차를 서울시와 조합이 공동으로 설계해 인허가를 병렬 처리하는 제도로, 이번 시즌2에서는 △정비지수제 폐지 △정비구역 지정 기간 5→2년 단축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등 행정 규제를 혁신해 평균 18.5년이 걸리던 사업 기간을 12년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를 통해 ‘속도 있는 공급’을 증명하겠다”며 강남,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지역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민간 주도 사업에 공공분양주택을 결합한 첫 사례다. 서울시는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해 기존 300%였던 용적률을 331.9%로 완화하고, 이를 통해 655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추가 물량 중 195가구는 다자녀 가구 및 중산층 실수요자를 위한 공공분양주택, 227가구는 민간분양, 233가구는 공공임대로 구성된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는 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에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는 제도다. 완화된 용적률의 60~70%는 공공주택으로, 30~40%는 민간주택으로 배분된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 외에도 5개 단지에 특례 적용을 검토 중이며, 각 단지의 입지 여건과 기반시설 수준을 고려해 조정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번 재건축을 통해 주거·교육·복지가 결합된 새로운 주거 환경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단지 내에는 개방형 공공도서관, 국공립 어린이집, 치안센터, 공영주차장, 공원, 저류시설 등이 들어서며 대치동 학원가의 만성적 주차난과 보행 불편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은마아파트 현장을 방문해 “서울시의 명확한 주택공급 원칙은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은 지원하는 것”이라며 “은마아파트를 시작으로 노후 주거지의 민간 정비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시민이 원하는 곳에 좋은 품질의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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