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공급 핵심 기술 아닌 사람”…한수원노조 “인재 떠나면 에너지 안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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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호 위원장,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 참고인 출석
“AI·반도체 시대, 원전이 전력망의 마지막 보루”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 간헐성 한계 뚜렷”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13 20:54:32

▲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한수원노조) 강창호 위원장이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 한수원노조 제공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한수원노조) 강창호 위원장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AI 시대 국가 전력공급의 중심축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며, 그 핵심은 원자력과 인재”라고 밝혔다.

그는 “AI 산업은 ‘단 한 번의 정전도 용납되지 않는 산업’이며, 이런 구조에서 전력공급의 마지막 보루는 원자력”이라며 “AI와 원전의 결합이 곧 국가 에너지 안보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임이자 기획재정위원장은 “AI 대전환과 반도체, 전기차 등 미래 성장산업 모두 안정적 전력공급을 전제로 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믹스가 사실상 ‘탈원전 시즌2’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서울대 연구를 인용해 “한국 원자력 종사자의 인건비는 해외 주요국 대비 25% 낮아 핵심 기술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신규 인재 유입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현장의 체감은 어떤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강 위원장은 “정부조직 개편 이후 원전산업이 기후부·산업부·과기부·원안위 등 네 부처로 쪼개져 정책 방향이 일관되지 않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산업의 연속성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AI와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중단 없는 전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며, 이런 구조를 버티게 하는 건 오직 원자력”이라며 “신규 원전의 적기 착수와 중단 없는 계속운전이 에너지 안보의 전제조건”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원자려갈전소 인력현황과 해외 산업분야 별 임금현황표. 한수원 노조 제공

임 위원장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전력수요가 2038년까지 두세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며 “태양광·풍력의 정산단가는 원자력의 3~4배이고, 간헐성 때문에 24시간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AI 산업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AI 산업과 데이터센터는 ‘중단 없는 전력’이 핵심 경쟁력이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전원은 원자력”이라며 “미국과 중국은 이미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원전 확충과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한국 해상풍력 발전량은 유럽의 4분의 1 수준인데, 전기요금은 700~80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구조로는 AI 3대 강국 도약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전과 연계한 기업 PPA(전력구매계약) 제도를 도입해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며 “AI 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원전이 기저전원으로 반드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5년 내 원전 300기를 짓겠다고 밝혔고, 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는 탈원전 여파로 산업 생태계가 위축돼 KAIST 원자력학과 신입생이 5명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강 위원장은 “AI 산업 확대로 세계 원전시장이 급성장 중인데 정작 한국은 인재가 고갈돼 ‘스킬플레이션’(기술인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상승)이 심각하다”며 “미국은 수십만 명의 원자력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고, 한국 엔지니어들이 가장 적임자임에도 국내 인력 양성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그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원전 운영과 수출을 위해 지금이 인재 육성의 골든타임”이라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전 세계 모든 원전 운영국은 위험도와 숙련도를 반영한 보상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한국은 일반 산업과 임금 차이가 거의 없다”며 “유능한 인재가 떠나는 산업에 미래는 없다”고 경고했다.

한수원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원자력 종사자 평균 연봉은 해외 주요국 대비 약 25% 낮은 수준이며, 미국·프랑스·일본 등 주요 원전국가는 타 산업 대비 1.3~2.3배 높은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공공기관 예산편성지침에서 원전 엔지니어의 임금체계를 총인건비에서 분리해, 기술난이도와 안전책임을 반영한 별도 보상체계(‘원자력 엔지니어 단가’)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수원노조는 이번 참고인 출석을 통해 “AI 전력공급 논의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인재와 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라며 “원자력은 탄소중립, 에너지안보, 산업경쟁력 세 가지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AI 시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원자력 엔지니어의 합리적 보상체계 마련과 인력 양성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정부가 기저전원으로서 원자력을 명확히 자리매김시켜야만 AI 3대 강국 실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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