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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의 법 위반 신고가 최근 5년간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법 적용 사각지대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 신고 건수는 총 31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142건과 비교해 5년간 2.8배 증가한 수치다.
연도별로는 △2020년 1820건 △2021년 2030건 △2022년 2416건 △2023년 2613건으로 매년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8월까지 2404건이 접수돼 이미 2022년 연간 건수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제도적 적용 범위의 한계와 직결돼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부당해고 금지, 주 52시간 근로제, 연장·휴일 근무 가산 수당 지급 등 핵심 조항을 대부분 적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위반 신고가 들어와도 상당수가 ‘법 적용 제외’ 사유로 종결 처리되고 있다. 신고 내용이 명확하더라도 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행정 조치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과태료 부과나 행정지도, 기소 등 실질적 조치로 이어진 건수는 사건 조사 결과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인된 경우에 한정됐다.
지난해 신고 건수 중 가장 비중이 높았던 항목은 직장 내 괴롭힘 1754건과 괴롭힘 발생 시 조치 위반 511건이었다. 그러나 두 항목 모두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상당수가 별다른 조치 없이 종결됐다.
이에 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법적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과 모성보호 조항을 적용하고 2027년 상반기까지 유급·대체공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 부여로 확대하는 방안이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다만 이러한 조치에는 재정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따른다. 정부는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시 연간 약 3조 원 이상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를 위한 재정 지원책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구체적 규모와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전체 사업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전체 근로자의 약 30%가 근무하고 있는 만큼 법 적용 방식의 변화는 노동시장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간 이들 사업장은 노동권 사각지대로 지적됐으며 법 적용 확대 여부는 노사정 협의뿐 아니라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입장 차도 분명하다. 정부·여당은 단계적 확대와 영세사업주 지원책 병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노동계와 시민단체, 야권은 전면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관련 법안 심사와 예산 논의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사정 협의 결과와 재정 확보 방안에 따라 적용 범위와 시점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근로기준법의 차등 적용 구조를 유지할지 전면 확대할지가 향후 노동정책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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