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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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가 옆에 ‘공시지가’… 기업분석에 비교정보 하나 더
올해 말 재무제표부터 원가모형 토지 공시지가 공개
장부가만으론 안 보이던 토지 가치 비교정보 추가
공시지가 올라가도 자산·이익 바로 늘지는 않아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9-27 10:01:21
▲ 올해 12월31일 종료 연차재무제표부터 적용되는 토지 공시지가 주석공시 예시. 금융위원회
 
기업이 수십 년 전 사들인 공장이나 사옥 부지가 장부에는 여전히 오래된 취득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앞으로는 토지의 장부금액 옆에 공시지가가 함께 표시되면서 투자자가 기업 보유 토지의 가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정보가 하나 더 늘어난다.
 
27일 회계·증권업계에 따르면 공장과 물류센터, 대형 점포, 호텔·사옥 등 국내 토지를 많이 보유한 기업들의 토지 가치 정보를 투자자가 보다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된다. 한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본지에 “오래전에 취득한 토지를 원가로 반영해온 기업은 장부가와 공시지가의 격차가 주석을 통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제조·유통·물류업체에서 이런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3일 기업회계기준서(K-IFRS) 제1016호 ‘유형자산’을 개정해 원가모형을 적용하는 토지의 공시지가를 재무제표 주석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새 기준은 올해 12월31일로 종료하는 연차재무제표부터 적용한다.
 
이번 개정으로 공장 부지를 장기간 보유한 제조업체를 비롯해 대형마트·백화점 등 유통업체, 물류센터·터미널 등을 보유한 물류·운송업체, 호텔·레저업체 등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도심 사옥이나 영업점 토지를 보유한 금융·통신·서비스 기업도 공시 대상 토지 규모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질 수 있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투자자는 재무제표 주석에서 토지의 장부금액과 공시지가를 나란히 확인할 수 있다. 공시지가는 매년 새로 산정·공시되며, 재무제표에는 보고기간 말 현재 가장 최근에 결정된 공시지가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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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가 공개 확대… 실제 시장가치와는 달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부금액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토지 가치 변화의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금융당국도 이번 개정이 투자자의 자산가치 변동 판단과 기업 간 비교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정가치’와 ‘공시지가’는 구분해야 한다.
 
공정가치는 시장 참여자의 관점에서 자산이 정상적인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어느 정도 가치로 평가될지를 회계기준에 따라 추정한 값이다. 시장 여건과 자산 특성을 반영하는 만큼 시장가치에 상대적으로 가깝지만 평가와 검증에 비용과 부담이 따른다.
 
반면 공시지가는 법에 따라 매년 일정한 기준으로 산정·공개하는 가격이다. 기업이 별도 감정평가 없이 활용할 수 있고 기업 간 비교도 상대적으로 쉽다. 금융위도 공개된 공시지가를 활용해 기업의 작성 부담을 줄이면서 투자자의 토지 가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데 이번 개정의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시지가는 실제 거래가격이나 K-IFRS상 공정가치와 같지 않다. 산정 목적과 방법, 기준 시점이 다른 만큼 장부가와 단순 비교해 기업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이 회계사는 “공시지가 자체를 바로 시장가치로 볼 수는 없다”며 “장부가와 공시지가의 차이는 참고지표로 활용할 수 있지만 그 격차를 그대로 기업의 ‘숨은 자산’으로 해석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공시지가가 기업 토지의 정확한 시장가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된 취득원가만 제시된 장부금액에 비교 기준 하나를 더한다. 격차가 크다면 투자자가 해당 토지의 현재 가치 수준을 추가로 살펴볼 단서로 활용할 수 있다. 공시지가가 높아진다고 기업의 자산총계나 당기순이익이 바로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공시 대상도 원가모형을 적용하고 국내에서 공시지가가 산정·공개되는 토지로 한정한다. 재평가모형 적용 토지나 재고자산·투자부동산, 해외 소재 토지는 제외한다.
 
여기서 원가모형은 토지를 처음 취득한 가격을 기준으로 장부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토지는 일반적으로 감가상각하지 않기 때문에 오래전에 취득한 토지라면 장부금액이 당시 취득가 수준에 머물 수 있다. 반면 재평가모형은 일정 시점마다 토지를 공정가치로 다시 평가해 장부금액에 반영하는 방식이므로 이미 재평가모형을 적용하는 토지는 장부금액 자체에 가치 변동이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단순히 토지를 많이 가진 기업보다는 오래전에 취득한 국내 사업용 토지를 원가모형으로 보유한 기업에서 장부가와 공시지가 차이가 더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
 
회계사는 “이번 개정은 기업이 보유한 토지의 실제 시장가치를 확정해서 보여주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기존 장부가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토지 가치 변화를 투자자가 한 번 더 비교해볼 수 있는 정보를 추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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