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보내며 임명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여권 내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5선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강경파를 향해 “뿅망치로 내려칠까”라고 말하며 의원총회에서 표결로 당론을 정하자는 제안까지 내놓았다. 그만큼 ‘친윤 검사라서 김지용은 안 된다’는 강경파의 반발이 거세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여권 내 강경파는 검찰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두고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개혁론을 줄기차게 비판해 왔다. 이번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한 반발은 그 정점이라 할 만하다.
청와대가 추가 검증 끝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 대통령이 “개혁은 목표이어야지 선명함을 드러내고 주목을 받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음에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을 태세다.
이들 강경파 속내의 핵심은 이른바 ‘검찰 손보기’와 ‘이재명 흔들기’다. ‘친윤 검사라서 안 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대통령을 공격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치적 선명성을 부각하고 정치적 활동 공간을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내란 극복을 해내야 하는 중수청의 수장으로는 전혀 적임자가 아니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한 사람 제압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권주자로 키워 준 그는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이 대통령 지지율이 흔들리는 지금을 적기로 보고 대권을 위해 강성 지지층 흡수에 나선 것이라면, 그의 ‘비판’은 개혁을 위한 고언이라기보다 ‘배신’에 가깝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수사와 기소의 제도적 분리’와 동시에 ‘인적 분리와 청산’이 ‘검찰개혁의 완수’”라며 김 후보자를 겨냥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김건희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 그 역시 ‘친윤 검사가 아니다’라는 항변에서 자유롭지 않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친윤 검사와 우리는 같이 간다. 이렇게 하고 그냥 임명을 하시든지”라며 이 대통령을 직격했다. 인사 문제를 설득과 협의가 아닌 공세의 언어로 다루는 모습이다.
강경파의 ‘이재명 공격’이 더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단지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권력투쟁이라는 데 그치지 않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동력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 진영의 원로인 황석영 작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이 사람들이 작은 파당을 지어서 당권 탈취 문제라든가 합당 문제라든가 이러면서 권력투쟁을 벌인 것에 대해 저는 백낙청 선생이 ‘반역 행위나 같다’고 한 데 동감한다”며 “(나이) 90 노객이 그런 말을 할 때 그게 지나치게 들렸다면 그런 짓을 저지른 자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대의를 앞세워 사익을 좇는 정치 행태 전반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개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정치적 성과와 환호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선명성’은 개혁의 목적이 될 수 없다. 개혁의 성패는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냈느냐가 아니라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게 했느냐로 판가름 난다.
정치인인 체하는 정치꾼이 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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