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수사기관으로부터 넘겨받은 위·변조지폐가 1만 장에 육박하며 1년 새 약 20배 폭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00배를 크게 웃돈다.
1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이 수사기관에서 인수한 위·변조지폐는 총 9716장이었다. 2024년 483장과 비교해 약 20.1배에 달하는 규모다. 총 금액 역시 4억 7664만 5000원으로 전년(463만 원) 대비 약 103배 늘었다.
인수 물량은 2021년 662장에서 2022년 68장, 2023년 98장까지 줄었으나 2024년 483장으로 반등한 이후 지난해 급증세를 이어갔다.
권종별로는 5만 원권이 9488장으로 전체의 97.7%를 차지했다. 이어 1만 원권 221장, 5000원권 7장 순이었다. 5만 원권이 급증한 배경에는 2024년 9월 충남 아산에서 발생한 대규모 위폐 제조 사건이 꼽힌다. 당시 일당은 고성능 컬러프린터로 5만 원권 위조지폐 9188장(액면가 4억5940만 원)을 대량으로 찍어내 가상자산과 바꾸려다 적발된 바 있다.
여기서 수사기관 인수 물량은, 이미 적발된 사건의 수사 결과로 넘어온 지폐 수치를 의미한다. 시중에 유통되던 중 한은이나 금융기관에 의해 직접 발견된 물량(지난해 103장)과는 차이가 있다.
문제는 이처럼 위폐 범죄가 점차 대형화·지능화하고 있음에도 온라인상 위조지폐 거래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안상훈 의원실이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SNS를 모니터링한 결과, ‘위폐 최다 물량’ ‘24시간 영업 중’ 등의 홍보 문구를 내건 판매 게시물 10여 건이 포착됐다. 해당 게시글의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판매자와 곧바로 연결돼 손쉽게 위폐 구매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였다.
정작 발권 당국이자 위폐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한국은행 대응은 단순 식별 요령 안내 수준에 그쳐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한은이 지난해 약 3000만 원을 들여 전면 개편한 ‘알기 쉬운 위조지폐 확인법’ 앱이 대표적이다. 2016년 한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이후 누적 개발·개편비와 유지보수비 등을 더해 총 1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다.
그럼에도 해당 앱은 행정안전부 공공앱 성과측정에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개선’ 판정을 받는 데 그쳤다. 개편 후 1년간 하루 평균 활성이용자(MAU) 수 역시 7명꼴에 불과했으며, 한은은 이용자 수 통계조차 직접 관리하지 않고 외부 관리업체에 의존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상훈 의원은 “지능화되는 위폐 범죄 수법과 높아지는 국가 위상에 발맞춰 대응 체계도 진화해야 한다”며 “한국은행은 발권 기관에 걸맞은 실질적인 대응책을 갖춰 위폐 유통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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