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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노숙인으로 전락한 세일즈맨이 주식중개인으로 성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국내 주요 증권사 등에 문의한 결과 영화 ‘행복을 찾아서’의 주인공처럼 노숙생활을 한 증권맨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일부 증권사 관계자는 “혹시 회사 홍보에 도움이 될까 수소문 한 적도 있었지만 대다수 증권맨들은 평범한 학창생활을 보낸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스카이데일리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2007년 2월 국내에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다. 영화는 미국의 1980년대를 배경으로 노숙인으로 전락한 세일즈맨이 주식중개인으로 성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물 간 의료기기 세일즈맨인 주인공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 분)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자동차까지 압류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다. 아내는 이들 부자 곁을 떠나고 그는 어린 아들과 함께 21달러33센트의 돈만을 손에 쥔 채 거리로 내몰렸다.
아들과 노숙인 쉼터, 기차역 화장실 등을 전전하며 의료기기 판매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그는 주식중개인이 되면 페라리를 몰 정도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무작정 증권사 문을 노크한다. 급여도 없는 주식중개인 인턴직에 몰린 인원은 크리스를 포함해 육십여명. 이 중 정규직에 오를 수 있는 이는 단 한명이다. 그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주식중개인이 된다.
▲ 영화 ‘행복을 찾아서’ 포스터 [사진=소니픽쳐스코리아]
이 영화는 홀딩스 인터내셔널의 CEO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화 되는 과정에서 각색된 부분이 있지만 영화의 상당수는 사실을 기반으로 했다. 크리스 가드너는 실제 어린 아들과 함께 노숙인 쉼터를 전전하는 의료기기 세일즈맨이었다.
아들에게 “절대 희망을 잃지 말라”고 가르쳤던 그는 노숙을 하면서 주식 업무를 위해 새로 공부를 시작했다. 결국 그는 미국 월스트리트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베어스텐스’에서 일을 시작했고 억만장자로 거듭났다. 포브스 등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약 1억달러, 우리 돈 1178억원 가량이다.
국내 증권사, “우리 회사엔 크리스 가드너 없어요”
한국판 크리스 가드너가 있을까. 스카이데일리가 크리스 가드너와 비슷한 일화를 가진 국내 증권맨을 수소문하기 위해 다수의 증권사를 중심으로 문의했으나 하나같이 “없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보통 증권맨들은 평범하게 학업을 마치고 입사했다”며 “노숙자 출신은 물론이고 특이한 이력을 가진 증권맨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A증권사 관계자는 “영화에서 착안한 것은 아니지만, 회사 홍보 차원과 사내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역경을 이겨낸 인물 또는 특이한 이력의 증권맨을 찾아 나선 적이 있다”며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B증권사 측은 “증권가에 발을 담기 전 직장이 있었던 이들도 다수가 금융업계 관계자”라면서 “은행 등 금융권에 종사하다 증권가로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영화속 ‘노숙인’ 전락 후 성공의 길…전문가들, “개인 의지가 재활의 화룡점정”
취재 결과 국내에서 노숙인에서 억대 연봉의 증권맨이 된 경우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성공은 못해도 노숙인들은 과연 평범한 생활인으로 돌아갈 수는 있는 것일까.
참여연대가 지난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노숙인은 총 1만3262명이다. 인구 1만명 당 2.73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 중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과 노숙인 자활시설을 이용하는 노숙인은 각각 62%, 20%에 해당했다.
▲ 자료: 참여연대 ⓒ스카이데일리
노숙인 자활 전문가는 이들의 효과적인 자활을 위해 정부의 지원과 개인의 의지가 결합한 시너지가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숙인들에게 ‘변화하라’고 강요해왔던 우리 사회가 그동안 노숙인을 대해왔던 패러다임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나라에서 ‘노숙자’, ‘노숙인’, ‘홈리스’ 등의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때는 IMF 직후부터다. 심각한 경제위기로 거리에 내몰린 이들이 증가했고 동시에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노숙자는 용어가 사용되기 전부터 ‘부랑인 지원’이란 이름 아래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노숙자라는 용어가 사용되면서 이들에 대한 지원이 ‘노숙자’와 ‘부랑자’이란 이름으로 이중 지원되는 등 혼선이 빚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해당 법률의 시행으로 노숙인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확립됐으며 이원화됐던 지원체계도 일원화돼 현재 정착 중에 있다.
서울특별시립 비전트레이닝센터의 최성남 대표는 이 법안의 효과적인 정착을 위해 두 가지를 주문했다. 하나는 노숙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패러다임의 변화이며 다른 하나는 노숙인 개개인의 자활에 대한 굳은 의지였다.
▲ 노숙인 자활 전문가는 노숙인들의 성공적인 자활을 위해 주거·기술습득·희망 등을 기반으로 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을 바탕으로 재기할 수 있는 개개인의 의지라고 전했다. 사진은 무료로 배식된 식사를 하는 노숙인들. [사진=뉴시스]
최 대표는 “법안이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노숙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이들이 노숙자가 된 까닭은 다양하다. 알콜중독·정신질환으로 거리로 나온 이들도 있고 장기적 실패 누적으로 인해 가족 등 사회구성원과의 단절로 된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노숙자의 평균 연령은 보통 40대 후반으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며 “이들의 효과적인 자활을 위해서 희망을 갖고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이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들이 애착을 가질 수 있는 값 싼 주거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들이 해당 주거에 대해 애착을 갖게 되면 이를 지키기 위해 직업교육 등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변한다. 아울러 실패의 경험에 휩싸였던 이들이 성공을 위해 희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이 같은 정부 및 사회의 지원 속에서 노숙인 개개인의 의지가 더해져야 올바른 자활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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