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보다 뜨거운 3위…“사장님 렌터카 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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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 상생의 맞수<29>]-현대캐피탈 vs SK네트웍스

1등보다 뜨거운 3위…“사장님 렌터카 써야겠어요”
차량 소유보다 ‘사용 트렌드 붐업’ 시장 급팽창…존재감 미미 ‘SK 급성장’ 3위 기염

신정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4-22 17:00:01

▲ 장기렌터카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SK네트웍스가 지난해 렌터카 차량 점유율에서 현대캐피탈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SK네트웍스는 매출을 급격히 늘리며 2위 업체인 AJ렌터카를 추격하고 있다. 사진은 SK네트웍스 본사(왼쪽)와 현대캐피탈 본사. ⓒ스카이데일리

렌터카 시장에서 SK네트웍스가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010년 뒤늦게 렌터카 시장에 뛰어든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렌터카 보유량을 기준으로 할 때 업계 3위로 점프했다.

SK네트웍스는 시장 진입 초기엔 렌터카 보유량이 8000대에 불과했으나 2013년 2만대, 2014년에는 3만대를 넘어섰고 작년 연말에는 5만대를 돌파했다. 차량 보유 기준 점유율은 2013년 6%, 2014년 7.2%였으나 지난 연말엔 9.3%로 끌어올렸다.

자동차대여사업조합 자료에 따르면 렌터카 시장은 작년 말 54만3657대로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렌터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렌탈은 차량 점유율 25%, 보유차는 13만 8000대이다. AJ렌터카는 롯데의 절반 수준인 6만 7000대로 2위에 랭크돼 있다.

매출 기준으론 롯데렌탈이 지난해 1조원대를 훌쩍 뛰어넘었고 AJ렌터카는 632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가량 늘어났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2014년 4만1688대에서 지난해 4만8281대로 꾸준히 보유 차량을 늘렸지만 SK네트웍스의 기세에 눌려 업계 3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SK네트웍스보다 한해 먼저 렌터카 시장에 진출했던 현대캐피탈은 차량 점유율 기준으론 2013년 9.9%를 기록한 뒤 2014년 9.1%로 떨어졌으며, 작년에는 8.9%로 내려앉았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12월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현대캐피탈 홍보팀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캐피탈사이기 때문에 장기렌터카 사업만 할 수 있고 SK네트웍스는 단기와 장기 렌터카 사업을 모두 하고 있다"면서 “현대캐피탈은 렌터카 사업이 주력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 경쟁에선 한계가 있다”고 시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장기 렌터카만 취급하고 있지만, SK네트웍스는 전국 주유소망과 더불어 스피드메이트 등 차량 출동 및 정비 서비스까지 겸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풀이했다.

SK 렌터카는 올 연말까지 6만5000대까지 차량을 늘려 점유율을 12% 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7년~2018년 2년간, 무려 3만 5천대를 더 구매해 총 10만대까지 몸집을 불릴 작정이다.

작년 워크힐 면세점 면허 갱신에 실패한 SK네트웍스는 렌터카 부문을 성장 대안 중 하나로 꼽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렌터카와 차량 정비 등을 묶어 ‘카 라이프’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만 렌터카에 2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네트웍스가 계획대로 ‘카 라이프’의 핵심인 렌터카에 집중할 경우, 내년쯤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딘 AJ렌터카와 2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AJ렌터카는 지난해 차량 보유량이 6만6500대를 넘어섰다.

SK네트웍스 홍보팀 관계자는 “장기로 렌트할 경우, 주유소에서 1L당 100원 할인과 연간 두차례 무료로 엔진오일을 교체해주기 때문에 고객들이 저렴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12월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장기렌터카 시장 급성장에 경쟁 치열…SK 렌터카 덤핑 논란도

렌터카 성장은 주로 장기 렌터카 시장의 급성장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간 대기업 임원, 정부 부처, 법인 등이 장기 렌터카를 이용했는데 근래에는 소비자층이 개인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장기렌터카는 리스와 달리 세금 및 보험료, 각종 부대비용이 월 대여료에 포함된다. 또한 일반 종합소득세, 법인세 등 세금에 대한 경비처리가 가능하다. 대출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신용 면에서도 유리하다. 이 때문에 장기렌터카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렌터카 시장의 급성장은 차량 소비 성향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추세에 맞춰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출시하면서 개인들의 호응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네트웍스는 지난 3월부터 최신원 회장이 문종훈 현 사장과 각자 대표를 맡아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최 회장은 16년간 유지해온 SKC 회장직까지 내려놓고 SK네트웍스에 올인하고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네트웍스. 2015년 12월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한편 렌터카 업계 일각에서는 “후발업체인 SK 렌터카가 급속히 늘린 차량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덤핑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 렌터카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도저히 이윤을 남길 수 없는 가격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출혈 경쟁을 선도하고 있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홍보팀 관계자는 “밀어내기식 덤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타 업체와 크게 차이나는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주유 등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 싸게 느낄 수 있다”고 답변했다.

SK네트웍스는 렌터카 사업부문 매출이 2014년 2409억원, 지난해 3410억원으로 41% 가량 성장세를 보이며 2위인 AJ렌터카를 추격 중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AJ렌터카 매출액은 5106억(개별 기준)이었다.

신정연 기자 pringles331@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