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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가수 김정연
“민중가수 출신 여걸의 오뚝이인생 전하죠”
가수·TV진행자·사업가 거친 실패·도전 스토리 전하며 희망 선사
권이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01 00:20:42
   
▲ 강연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김정연(사진) 씨는 민주화 투쟁에 참여한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의 트로트 가수다. 그는 자신의 다사다난 했던 삶과 노래를 함께 들려주는 강연으로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모든 삶은 드라마예요. 많은 분이 저에게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고 하지만 사실 누구나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아왔고 또 살아가죠. 어떤 삶이든 희로애락이 담겨있기에 ‘모든 삶은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어떤 시련이 닥쳐도 내일은 웃을 수 있다는 신념을 얻었고 덕분에 매 순간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었죠”
 
‘아침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이 있다. 1990년대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 ‘나는 어떤 신념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던 중 민중가수로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디딘 젊은이가 있었다. 순탄치 않은 길이었고 30대 후반 TV진행자로 데뷔했지만 고작 세 번 출연 후 퇴출당하는 아픔도 겪었다.
 
40살 때 남편과 함께 시작한 사업이 실패해 컨테이너 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이는 포기하지 않았고 노력 끝에 지금은 자신의 걸어온 길과 노래를 함께 들려주며 희망을 선사하는 강연자가 됐다. 이 젊은이는 KBS ‘6시 내 고향’에서 ‘국민안내양’으로 활약하며 어르신들의 ‘뽀로로’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가수 김정연(50) 씨다. 스카이데일리가 여의도에 위치한 있는 한 카페에서 그의 다사다난한 인생을 들어봤다.
 
사회운동 고민하던 20대 대학시절 민중가요 노래패 ‘노찾사’ 활동 시작
 
김정연 씨는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노찾사)’ 출신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언니와 함께 노찾사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은 그는 대학진학 후 직접 ‘노찾사’를 찾았다. 노찾사의 멤버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88학번으로 대학생활을 하면서 YMCA 산하 동아리에서 활동했었죠. 당시 동아리에서 시민운동·사회 변혁에 관한 공부를 하고 활동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비폭력 사회운동에 관한 관심이 생겼죠. ‘제가 좋아하는 노래로 사회를 바꿔볼 수 없을까’ 고민하다 고등학생 때 봤던 ‘노찾사’가 생각났어요. 고민 없이 곧장 ‘노찾사’를 찾았죠”
 
▲ 지금까지 여러 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김정연(사진) 씨는 단 한 번도 좌절하지 않았다. 실패를 계기로 새로운 분야로 도전했다. 그녀의 도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스카이데일리
  
어렵사리 ‘노찾사’ 멤버로 참여하긴 됐지만 그가 원하던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었다. 당시 12명의 ‘노찾사’ 멤버들은 다들 솔로 곡 하나씩을 불렀지만 김 씨에게는 마땅히 기회가 없었다. 그에게는 솔로 곡을 부르는 일보다 공연을 진행하는 일이 빈번하게 맡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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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하고 싶어 찾아간 ‘노찾사’에서 오히려 진행을 더 많이 했죠. 어린 맘에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 괴롭고 힘들었어요. 사실 ‘노찾사’의 매력은 관객과의 소통 그 자체이고 진행 역시 중요한 소통의 기회인데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했죠. 노력해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상실감은 곧 저에게 상처로 남았고 다시는 노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노찾사’에서 나오게 됐어요”
 
TV진행자로 변신 후 진행 3번 만에 퇴출…남편의 사업 실패 후 컨테이너 생활
 
당시 ‘노찾사’는 회원제로 운영됐었는데 회원 중 한 명이 KBS PD였다. 김 씨는 그에게서 라디오 진행 제안를 받았다. 김 씨는 그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고 이후 13년간이나 라디오 진행을 하게 됐다.
 
“라디오 진행일을 13년 동안 하다 보니 슬럼프에 빠지게 되더군요. 사실 제 한계에 도달했어요. 방송을 잘 한다고 칭찬도 듣고 상도 많이 받았지만 TV 진행의 벽은 높기만했죠. 그 와중에 쇼호스트 시험도 봤는데 떨어어요죠. 다들 제가 말솜씨도 있으니 잘 될 것이라고 격려해 줬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힘들었죠”
 
“한 번은 그런 저에게 TV진행자 섭외가 들어왔죠. ‘세상의 아침’이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는데 불과 3번의 출연 만에 퇴출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죠.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게 이유였어요. 너무 억울했죠.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모든 것이 부정당한 기분을 느꼈어요”
 
당시 김 씨의 나이는 38살이었다. 그 무렵 그는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유명한 맛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여름만 되면 줄을 서서 사람들이 기다릴 정도였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편과 함께 시작한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는 결국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했다.
 
▲ 김정연(사진) 씨는 공연, 강연,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라디오 DJ로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사실 결혼할 때 저희 어머니 반대가 심했죠.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강행하고 불효인 줄 알지만 부모님과 연락을 끊었어요. 사업까지 어렵게 되면서 컨테이너에서 지내게 됐는데 돌아오니 제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 시절은 저에게 너무 아픈 상처로 남았죠”
 
“당시 제 나이 40살이었죠. 그 시기 남편이 저에게 다시 노래를 해보라고 권했어요. 불혹의 나이에 다시 가수로 복귀하게 된거죠. 트로트 앨범을 냈는데 우연인지 부르게 되는 노래마다 지난 온 제 인생이 담겨 있더군요. 2년 전 토크 콘서트 제의를 받은 것을 계기로 가수에서 강연자로 다시 도전하게 됐어요”
 
굴곡진 인생 전하며 관객과 공감…라디오DJ 복귀 희망
 
강연자로 변신한 김정연 씨의 강연 주제는 그의 인생 이야기다. 지금까지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관객과 공감한다. 김 씨의 실패와 도전의 인생이야기를 들은 관객들은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한다.
 
“제 강연이 인기 있는 이유는 딱 하나같아요. ‘진심’이죠. 제가 대단한 사람이어서 재기할 수 있었던 게 아니에요.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이죠. 그럼에도 저는 실패를 무서워하지 않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했어요. 저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진심으로 얘기하죠”
 
“강연이 끝나고 제 손을 꼭 잡으며 큰 위로가 됐다고 이야기 해주는 관객들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분들로부터 힘을 얻은 저는 다음 무대에서 더욱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죠. 특히 ‘괜찮아요. 아직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진심을 담아 전하죠”
 
인터뷰 말미에 김 씨는 자신의 다음 목표를 밝혔다. 그는 과거 10년 이상 활동해 온 라디오DJ를 다시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저는 라디오를 13년 동안 했어요. 그래서 제 마지막 방송은 라디오가 됐으면 좋겠어요. 약간 연어 같다고도 생각되는데 저에게 있어 라디오는 다시 돌아갈 마지막 안식처죠. 그래서 DJ를 하면서 모두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요. ‘모두 위로받는 라디오’ 그게 제 마지막 꿈입니다.”
 
[권이향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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