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용지에 사용되는 QR코드(Quick Response code)에 현행법에 규정된 10진수 일련번호가 아닌 16진수의 암호코드가 게재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한 민간 선거전문 관계자의 제보에 따르면, 현행 공직선거법·공직선거관리규칙·선거용어사전(중앙선관위 연수원 발행) 규정에 따라 사전투표용지에 10진수의 일련번호를 부여해야 하는데도, 그동안 아라비아 숫자와 알파벳이 뒤섞인 16진수의 암호코드를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투표제는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가 전국 어디서나 미리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투표용지는 공직선거법 151조 6항에 따라 손 쉽게 식별가능한 10진수의 일련번호가 입력된 막대모양의 바코드를 사용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용지의 경우 입력정보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 현행법에 규정된 바코드 대신 QR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QR코드 판독결과 현행법에 규정된 10진수의 일련번호가 아닌, 아라비아 숫자와 영문 알파벳이 뒤섞인 정체불명의 번호가 입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변환과정을 통해 숫자와 알파벳을 조합한 일련번호”라고 주장해 왔지만, 최근 중앙선관위 일각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없도록 16진수를 이용해 변환시킨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보자는 “투표용지에 10진수의 일련번호를 사용하는 이유는 투표용지의 무결성을 입증하고 중복·결번·월번 등의 문제 발생 시 그 원인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한 것이다”며 “실제 부정의혹 등 문제가 제기될 경우 투명한 검증을 위해 10진수의 일련번호를 사용하는 것은 현행법에 규정돼 있을 뿐 아니라 일반적인 상식이다”고 설명했다.
또 “'숫자와 알파벳이 뒤섞인 번호가 암호화 된 번호'라는 주장에 대해 선관위는 공식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특정인 이외에는 직관적으로 식별할 수 없도록 변환시킨 것이라면 암호화 된 번호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선관위 입장을 정리하면 10진수의 일련번호가 평문이고, 직관적으로 식별할 수 없도록 변환시킨 번호는 암호문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회 고위 관계자는 “실제 개표 현장에서 부정 의혹이 제기될 경우 사전투표용지의 번호와 해당 투표지발급기를 통해 발급된 사전투표용지의 번호가 동일함을 확인해야 한다”며 “하지만 번호 발급목록이 없는 상태에서 16진수를 이용한 암호화된 번호만으로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선관위가 현행법을 위반하면서까지 QR코드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위조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것과도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10진수는 0~9까지 10개의 숫자를 사용하는 반면, 16진수는 0~9, A, B, C, D, E, F의 16개의 숫자와 알파벳을 사용해, 10진수에 비해 방대한 양의 정보 입력과 암호코드 생성이 가능하다.
현행 공직선거법 151조 6항에는 투표용지에 인쇄하는 일련번호는 바코드(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한 막대 모양의 기호를 말한다)의 형태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150조 10항에는 ‘투표용지에는 일련번호를 인쇄해야 한다’ 규정하고 있다. 공직선거관리규칙에는 각종 투표용지 관련 업무에 일련번호를 관리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에는 투표관리와 관련 ‘투표용지의 일련번호는 처음부터 NO. 000001, 000002, 000003 등 순서대로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4년 중앙선관위 연수원이 발행한 선거용어사전에는 ’일련번호지는 일률적으로 연속돼 있는 번호가 인쇄된 용지‘로 규정하고, 투표용지에는 일련번호를 인쇄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중앙선관위가 그동안 사전투표용지 발급목록을 작성해 오지 않아 발급된 투표용지와 기표된 투표용지의 일련번호의 일치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지난 11일자 스카이데일리가 단독 보도와 관련해 이 제보자는 “교차 확인에 의한 검증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사전투표용지의 QR코드 안에 10진수의 일련번호 대신 암호화 된 번호 게재를 계속 용인한다면, 다가오는 총선 등에서 사전투표 개표 결과에 대한 불신과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시 전남 여수시장선거 관외 가선거구 사전투표 개표결과 2178매로 나타난 반면, 사전투표 선거인에게 발급된 사전투표용지는 이보다 62표 적은 2116매로 확인됐다.
하지만 투표 당일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5일이 지난 6월 18일에야 다른 선거구와 섞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QR코드에 10진수의 일련번호가 있었다면 개표현장에서 쉽게 의혹을 해소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