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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진단]-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정지 사태(下-바이오산업)
세계일류 문턱서 정부에 발목 잡힌 미래경제 첨병 삼바
바이오산업 신뢰도·경쟁력 직격타…“규제 일삼는 정부 관행 개선돼야”
곽성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2-07 17:01:33
▲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삼바) 상장폐지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한국 바이오산업 미래에도 먹구름이 끼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과 함께 국내 바이온산업의 쌍두마차로 불려 온 삼바의 상장폐지가 되거나 매매정지 기간이 길어 질경우 삼바뿐 아니라 한국 바이오산업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스카이데일리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삼바) 분식회계 논란에 따른 주식 거래정지 사태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특히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한국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주축인 삼바의 위기가 한국 바이오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업계 및 금융 분야 전문가들은 삼바에 대해 ‘특정기업 죽이기’로 비춰질 만한 잣대를 들이대는 금융당국의 행태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성장 동력을 가로막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바이오산업을 육성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상장폐지가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심사과정과 매매정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한국 바이오산업이 입게 되는 간접적 피해는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 오락가락 잣대에 발목 잡힌 미래경제 견인차 삼바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바는 지난 2016년 코스피에 상장된 후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기관·개인 투자자 뿐 아니라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설립된 지 10년 정도 밖에 안 됐지만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이 미래먹거리로 선정한 산업분야를 담당하는 기업이라는 점이 관심을 받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특히 바이오산업 특성상 초기 투자가 중요하고 신약개발 등 장기계획에 따른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삼성그룹을 등에 업은 삼바는 향후 성장가능성도 높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그 결과 시가총액 약 22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삼바는 국내 전체 증시는 물론 바이오산업을 움직이는 ‘큰손’으로 불렸다. 실적 또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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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따르면 삼바는 상폐논란이 심화되기 전인 올해 2분기에만 23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 4646억원, 영업이익 660억원, 영업이익률 14% 등 양호한 영업상황을 보였다. 상장기업정보 분석업체인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바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5187억원, 영업이익 679억원 등에 이르며 내년 역시 매출액 8224억원 영업이익 1900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바이오산업의 경우 초기 투자가 중요하고 신약개발 등에 장기계획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삼바는 삼성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지니고 있어 잠재력이 큰 기업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바이오산업 분야 중 인공지능이 적용된 수술용 로봇의 시현 모습 ⓒ스카이데일리
 
다수의 전문가들은 삼바가 지금까지는 비교적 양호한 영업상황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금융당국 리스크’의 여파로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 하락은 물론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바의 위기로 인한 국내 바이오산업 위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미국 과학전문 매체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바이오 국가별 혁신경쟁력에서 한국은 2016년 24위에서 2단계 떨어진 26위를 기록했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삼바 분식회계 논란 등 정부는 관련기업 옥죄기에만 급급하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후발 주자들에게 따라잡히는 건 시간문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20개 정도의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한 해 4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는 삼바가 ‘정부 리스크’로 해외 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번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에 나쁜 여향을 줄까봐 걱정이다”며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악재를 털어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삼바 이슈가 개별기업의 악재에 그치지 않고 국내 바이오산업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상징성으로 봐서 삼바 사태는 국내 바이오산업 뿐 아니라 전체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며 “막 성장기에 진입한 바이오산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바이오 산업은 ‘미래가치’에 투자를 하는 특성이 있는 산업이라 해당 기업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이번 삼바 사태가 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귀띔했다.
 
증권가 “상폐 가능성 제로”…업계·전문가들 “정부·금융당국 정책에 일관성 갖춰야”
 
▲ 증권가에서는 현재 삼바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거의 제로로 보고 있다. 그동안 회계관련 혐의로 상장폐지된 기업의 전례가 없을 뿐더러 삼바보다 더 이슈가 됐던 사안들도 매매정지에 그쳤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삼바 거래가 재계될 경우 불확실성이 사라져 주가가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가 ⓒ스카이데일리
 
현재 거래정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등 금융권 안팎에서는 삼바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거의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에 확실한 불확실성이 제거 돼 목표주가를 높게 잡아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온다.
 
삼바가 매매정지 결정일 이틀 전인 지난달 13일 삼성증권과 KB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오히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성증권은 49만원에서 54만원으로, KB투자증권도 38만원에서 52만원으로 각각 높여 잡았다. 다른 증권사들도 삼바의 목표주가를 50만원 선에서 유지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삼바 심사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들은 놀라지 않는다”며 “분식회계로 판결나더라도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투자자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삼바가 다시 거래재계 될 시에는 불확실성의 완전한 해소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주들의 투자 손실도 줄어들게 돼 모두가 승자인 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삼바의 상폐 가능성을 제로로 보는 이유는 과거의 사례들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그동안 상폐 실질심사를 했던 16곳 중 단 한 곳도 상장폐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 등도 분식회계로 판명 났음에도 상장폐지는 되지 않았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도 지난달 삼바 징계 발표시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따라 상장 폐지된 사례는 전무하다”고 답한바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무조건 안심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번 삼바 사태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회계처리 기준이 더욱 보수적으로 변해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의 오락가락 잣대로 산업경쟁력을 갉아먹게 되는 근본적인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하다보면 당장 매출이 나기 힘든 연구개발 투자보다는 단기간 이익이 되는 부대사업에 치중하게 된다”며 “정부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미래를 대표할 산업이라고 육성의지를 밝혀 놓고 이런 결론으로 오히려 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성규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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