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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
바다 위 금싸라기땅 누구 손에…경기·충남 신경전 고조
헌재·대법원 최종판결 초읽기…“해상경계 존중” vs “연접 지자체 관할 타당”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3 14:00:41
▲ 충남도와 경기도 간 평택·당진항 공유수면 매립지 관할권 분쟁이 다툼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충남도와 당진시가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권한쟁의 심판과 대법원에 제기한 행정안전부 장관 결정 취소 소송 최종 판결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남도와 경기도 간의 여론전도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서해대교에서 바라 본 충남 당진·서산시, 경기 평택시 관할 해상경계에 걸쳐 조성된 공유수면 매립지. ⓒ스카이데일리
 
20년 이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충청남도와 경기도 간 평택·당진항 공유수면 매립지 관할권 분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천문학적인 경제 가치를 지닌 30만평 규모의 매립지가 어느 지자체 관할로 귀속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임박하면서 여론 선점을 위한 양 지자체와 시민단체 간 갈등도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천문학적 경제 가치 30만평 공유매립지 누구 손에…헌법재판소·대법원 판결 초읽기
 
평택·당진항 건설 사업은 지난 1996년 중국·동남아 지역의 수·출입 거점 항만을 조성한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아산만 한복판에 공유수면 매립공사가 시작되면서 본격화 됐다. 평택·당진항은 수도권·중부권에 위치한 500여 개 산업단지와 지리적으로 가까울뿐 아니라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여서 향후 환황해시대 동북아 물류 중심 국제무역항으로 거듭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 과정에서 공유수면 매립지가 충남 당진·서산시, 경기도 평택시 등 3개 지자체 관할 해상경계에 걸쳐 조성돼 관할권을 놓고 지자체 간 갈등이 시작됐다. 지난 1997년 완공된 서해대교 서쪽 ‘서부두 제방’에 대해 평택시가 1998년 평택시 관할로 지적등록을 하면서 차 분쟁이 촉발됐다. ‘서부두 제방’은 해상경계선 상 충청남도 당진시에 속해 있다.
 
당진시는 즉각 평택시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고 헌재는 2004년 △바다에도 자치단체의 관할구역이 존재한다는 점 △충청남도와 경기도가 1978년에 간행된 지형도상의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행정관할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등 행정관행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당진시의 손을 들어줬다. 아산만에 관습법적 해상경계가 존재하는 만큼 매립지 관할권 또한 해상경계선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게 판결의 요지였다.
 
헌재 판결에 따라 ‘서부두 제방’ 3만7690㎡ 중 3만2835㎡는 당진시로, 4855㎡는 평택시로 각각 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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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2015년 4월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중분위)가 개정된 지방자치법을 근거로 평택·당진항 매립지 96만2336.5㎡ 중 67만9589.5㎡(약 70%)는 평택시 관할로, 28만2746.7㎡(약 30%)은 당진시 관할로 귀속 결정하면서 양 지자체간 2차 분쟁이 시작됐다.
 
△지리적 연접관계 △주민 편의성 △지리적 형평성 △국토 효율성 △지자체간 상생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 당시 중분위의 설명이었다. 정부는 2009년 4월 매립지 행정구역은 중분위 심의·의결에 따라 행안부 장관이 결정토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한 바 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기자] ⓒ스카이데일리
 
 
충청남도와 당진시는 2004년 헌재 판결의 기속력과 당진시의 실질적 지배를 무시했을뿐 아니라 충남도지사의 의견도 듣지 않은 채 행안부가 일방적으로 평택시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형평성을 잃은 편파적 결정”이라며 “당진 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청남도·당진·아산시는 같은 해 6월 행안부 장관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대법원에 행안부 장관 결정 취소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헌재는 지난해 9월 2차 변론을 연데 이어 현재 최종선고만 남겨 놓고 있다. 대법원 소송은 지난해 3월 첫 변론을 진행했고 향후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대법원에 ‘평택·당진항 매립지는 경기도로 귀속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돼 대법원 소송 진행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의 최종판결은 오는 3월 이전이 내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후 대법원 판결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당진시는 지난 2004년 헌재가 해상경계를 기준으로 매립지의 당진시 귀속을 결정한 판결을 근거로, 평택시는 매립지의 기반시설 조성과 실질적 운영주체가 평택시라는 점을 각각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며 “대법원은 헌재의 최종 결정을 이후 판결을 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헌재소송 관련 쟁점은 충남도·당진·아산시가 2015년 헌재에 제기한 심판 청구가 권한쟁의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자치권이 침해됐는지 여부다. 양 지자체는 △‘헌재 권한쟁의 심판대상’(당진시) vs ‘대법원 소송만 가능’(평택시) △‘헌재 기속력 위배’ vs ‘헌재 기속력은 제방에만’ △‘관습법적 경계 존재’ vs ‘관습법적 경계 소멸’ 등 쟁점에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당진시는 ‘평택·당진항은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지자체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평택시는 ‘항만발전을 위해서는 연접된 자치단체가 관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5년 행안부 결정과정에 충남도지사의 의견진술이 배제됐다’는 당진시 주장에 대해 평택시는 ‘충남도지사는 행안부 결정과정의 당사자가 아닐 뿐 아니라 충남도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맞서고 있다. 대법원 소송에선 2015년 행안부 장관의 결정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사안이다.
 
국내 4번째 대규모 항만 품은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 여부 따라 세수·지역경제 극명
 
충청남도와 경기도 간 한 치 양보 없는 매립지 관할권 다툼의 배경에는 ‘지방자치권 수호’라는 명분 외에도 현재 급성장 중인 평택·당진항의 경제적 가치가 큰 몫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립지를 누가 관할하느냐에 따라 세수는 물론 경제적 파급효과 수혜 정도가 갈리기 때문이다.
 
경기평택항만공사에 따르면, 평택·당진항의 중국·동남아 국가와의 수출입 물동량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5년 56만6000TEU에서 △2016년 62만3000TEU △2017년 64만3000TEU △2018년 69만TEU 등 매년 약 6%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0월 기준 컨테이너 물동량은 59만4000TEU로 전년 동기대비 6.1% 늘어났다. 부산항, 인천항 광양항에 이어 4번째 큰 규모다.
 
▲ 충남도와 당진시는 2004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매립지 관할권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충남도·당진시 주최로 지난해 11월 당진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회복을 위한 토크콘서트’ 모습. [사진=당진시]
      
특히 자동차 물동량은 전국 항만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2018년의 경우 전년 대비 11.9% 증가한 144만대를 기록한데 이어 2019년에는 10월 기준 127만5000대를 처리해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났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평택·당진항은 항만주변이 자연방파제로 둘러싸여 있어 태풍이나 해일 등의 피해가 거의 없는 천혜의 자연 항만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택·당진항은 삼성·LG·현대·기아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수출입 거점 항만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중국과 동남아와의 교역에서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2040년까지 총 2조8308억원을 투입해 화물부두 등 17선석, 항만배후부지 696만m2, 배후도로 16.4km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평택·당진항의 급성장에 따른 주변지역 개발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진시와 평택시는 평택·당진항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산업단지, 관광시설, 신도시 등 배후단지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평택·당진항이 점차 확장되고 기업입주와 투자유치가 활발해지면서 지역경제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며 “항만 개발·운영에 따라 민간경제에 수천억대의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따라 평택·당진항의 물동량은 점차 증가할 것이다”며 “현재도 수조원에 달하는 항만이용료의 증가는 물론, 평택·당진항을 둘러싸고 있는 대기업들의 투자로 인해 수백조원 대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매립지 관할권 문제는 단순한 영토분쟁이 아닌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세수를 어느 지자체가 확보하느냐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며 “수출기업에 있어 최적의 장소인 항만 주변에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지자체 입장에선 세수확대를 넘어 경제적·사회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주요한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문학적 경제가치 지닌 금싸라기 땅 포기 못 해”…경기도 vs 충청남도 여론전 치열   
 
▲ 평택시는 평택·당진항 발전을 위해서는 항만과 연접된 자치단체가 관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지난 1일 헌법재판소에서 앞에서 평택·당진항 매립지의 평택시 귀속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조군호 평택시 통리장협의회장. (왼쪽 위는 지난달 10일 평택시청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평택항 발전방안 수립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에 참석한 이화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와 정장선 평택시장) [사진=평택시]
            
 
천문학적 경제적 가치를 지닌 30만평 공유매립지 주인을 결정지을 헌재와 대법원의 판결이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양 지자체들의 여론전도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충남 당진·서산·논산·천안·공주시 등 13개 시·군은 ‘2015년 행안부 결정은 해상경계에 따른 지자체 관할을 결정한 헌재 판결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행위’라며 현재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진시민단체, 시·도의원들도 헌재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당진시청 자치행정과 이상문 팀장은 “2015년 행안부의 결정은 지형도를 무시한 채 서해대교를 기준으로 매립지를 귀속시킨 것이다”며 “2004년도 헌재 판결과 같이 이번에도 헌재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포럼, 워크샵, 결의대회 등을 통해 우리의 주장을 알려왔다”며 “이달 중 대책위 차원에서 올해의 활동계획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진시 관계자는 “헌법재판소 결정은 모든 국가기관을 기속하는데도 행안부 결정은 이와 관련 없이 진행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며 “충남도계·당진땅 수호 범시민 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행안부 결정의 부당성을 계속 알려나가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평택 시민단체들의 헌재와 대법원 앞 1인 릴레이 시위도 6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일 헌재 앞 1인 시위에 나선 조군호 평택시 통리장협의회장은 “제3자 입장에서 매립지를 바라보면 당연히 평택시 땅이라고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며 “2015년 5월 지방자치법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한 원안대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도 판결을 내릴 것이다”고 주장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2004년도 헌재 판결은, 해상경계선으로 결정한 것에 대한 모순을 지적하면서 법률개정의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다”며 “도로, 전기, 통신, 상․하수도, 오수, 교통시설 등 부두개발에 필요한 모든 기반시설을 평택시가 제공하는 등 평택항 관련 사업을 평택시가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헌재와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당진시는 헌재가 심판청구를 각하 또는 기각 결정할 경우 지방자치법의 위헌소송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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