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지원(보호)센터·놀이터 건립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4월 총선 국회의원 출마 후보들도 앞 다퉈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을 공약하고 있다. 몇 해 전 만해도 손가락으로 꼽을 만하던 반려동물 지원센터 수는 1인 가구·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사회적 인프라로 인식되면서 급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민세금으로 건립되는 반려동물 지원센터 조성사업이 내실 있는 운영 프로그램 마련보다는 ‘우선 짓고보자’식인 사례가 많아 이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또한 총선 후보들의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 공약 역시 건립예산·부지계획 등 핵심적 내용이 빠진 경우가 많아 공약(空約)에 그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강원·시흥·창원 등 지자체들, 반려동물 지원센터·놀이터 조성 잇따라
강원도는 최근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 부지로 강릉시 사천면 일대를 확정했다. 입지 조건과 주변 환경과의 연계발전성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업비 80억원을 투입해 부지 3만㎡, 건물 2000㎡(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된다.
건물 내에는 △반려동물 체험학습장(1000㎡) △유기동물 입양센터(2000㎡) △교육·문화시설 등(2000㎡)이, 부지 내에는 △동물교육·행동교정시설(3000㎡) △공원·놀이터·산책로(1만2000㎡) △녹지·부대시설 (3000㎡) 등이 만들어진다.
또한 반려동물산업 스타트업 지원, 민원 콜센터, 응급의료 서비스 지원, 국가자격증 운영·관리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고 기본계획 용역 발주와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강원도청 반려동물T/F 박순성 팀장은 “반려동물 지원센터는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교육문화 공간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복합 문화시설로 조성된다”며 “일자리 창출, 관광객 유치 등 관련 산업과의 동반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지원센터 건립위원장인 이영일 농정국장은 “선진 반려동물 문화 정착, 관련산업·관광 허브 조성이라는 비전으로 강원도만의 제대로 된 지원센터를 건립하겠다”고 설명했다.
시흥시는 지난 20일 시 공무원, 시의원, 동물보호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물보호센터 조성을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증가되는 유기·유실동물의 적절한 구조·보호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정착 △민원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시 직영 동물보호센터 조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정왕동 일원 시유지에 조성되는 동물보호센터(리모델링)는 보호실·진료실·격리실·입양상담실·야외훈련장 등이 들어서며 내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용역수행 업체인 호림디자인 건축사사무소는 경기도 내 직영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용인·수원·고양시 등의 우수 사례를 검토해 각 시설의 장점과 노하우를 적용·설계했다고 밝혔다. 또 동물보호센터 부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녹지를 활용해 시민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휴식하고 산책·훈련 등 다양한 활동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단지 유기되는 동물보호의 구조·보호 시설에 국한하지 않고 반려인과 동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할 계획이다”며 “반려동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동물복지·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동물보호센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가 조성중인 반려동물 문화복합공간(놀이터)은 4월 공사 준공, 5월~6월 놀이터 내 잔디 활착 작업과 시범운영을 거쳐 6월 문을 연다. 시비 5억5900만원을 투입해 성산구 상복동 567번지 일원(남지근린공원내) 4702㎡ 부지에 조성되는 반려동물 놀이터는 규모만으로는 영남권 최대다.
대형견·중소형견 놀이터, 어질리티(Agility)시설 안전휀스, 견주쉼터, 음수대, 배변수거함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또한 향후 교육장, 미용·애견카페, 유기동물 입양센터 등이 들어서는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각 지자체들의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사업이 센터 운영프로그램 마련은 뒤로한 채 부지선정과 건물규모 계획에 치중하면서 향후 부실운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원도 강릉 반려동물 지원센터 조성사업의 경우 부지선정과 예산은 결정된 반면 센터 운영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은 이제부터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강원도는 2018년 반려동물 TF팀을 구성해 센터 건립사업에 착수했지만 지난 1월~2월 실시한 강원도 반려동물지원센터 건립부지 공모 결과 신청한 지자체는 강릉 한 곳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실 있는 운영프로그램 마련과 홍보 등 소프트웨어 측면보다 하드웨어에만 치중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주민 돈으로 짓는 센터, 주민소통 부재·주먹구구 예산책정” 비판
시흥시가 추진 중인 동물보호시설 조성사업 역시 내년 6월 준공된다는 점과 진료실·입양상담실·야외훈련장 등이 들어선다는 점 외엔 사업내용이 비밀에 부쳐져 있다. 특히 현행법에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나 공청회는 생략하는 분위기다.
경남 창원시는 당초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했지만 사업비가 과다하게 소요된다는 지적에 따라 ‘반려동물놀이터→반려동물지원센터(테마파크)’의 단계별 추진으로 전환했다. 또한 반려동물 지원센터(테마파크)는 국도비(道이양) 지원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반려동물 지원센터 운영과 방향에 대한 지역주민들과의 공감대 없이 외형만 강조하는 센터 건립사업은 반드시 문제점을 낳게 된다”며 “주민들의 돈으로 만드는 반려동물 지원센터의 경우 조성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각종 문제점들을 해결하며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각 지자체의 반려동물 지원센터의 운영 프로그램은 천편일률적이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등한시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 지원센터가 사회적 인프라로 인식되면서 4월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센터 건립 공약도 줄을 잇고 있다. 21대 총선 경기 광명갑 임오경 후보(더불어민주당)는 26일 광명시를 포함한 수도권에 거주 반려인과 반려견을 위한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테마파크에는 놀이체험·휴양여가·문화교육기능을 중심으로 오픈스페이스·힐링공간·반려동물 문화교육의 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대전서갑 이영규 후보(미래통합당) 는 반려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동물놀이터·쉼터 확대와 함께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세제혜택. 거래표준계약서·이력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경기고양정 이용우 후보(민주당), 경기김포갑 박진호 후보(통합당), 경기의정부을 이형섭 후보(통합당), 경기김포을 홍철호 후보(통합당) 등도 반려동물 테마파크·공원·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인사는 “총선 출마후보들 중 반려동물 관련정책을 내놓지 않은 후보는 찾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적으로 공약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센터 운영 방향, 부지, 예산 등 구체적 내용은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추진을 위한 돈과 방법 등 구체적인 계획이 빠진 것은 공약 실천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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