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전환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지만 당 안팎의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고령의 기성 정치인이 주도하는 비대위로는 이미 등 돌린 민심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참신한 인물들을 주축으로 한 전면적인 쇄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안으로는 40·50세대를 전면에 내세운 세대교체가 지목되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기존 50·60세대의 지지만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20대부터 8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젊은 감각과 연륜을 동시에 갖춘 40·50세대가 당 재건의 주축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총선참패 굴욕에도 또 똑같은 얼굴…“80세 고령에 20·40 마음 움직일까”
21대 총선 직후 지도부를 모두 잃은 통합당이 비대위 전환을 통해 당 수습에 나섰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21일 현역의원 및 국회의원 당선자 전수 조사를 통해 의견을 받은 뒤 비대위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 통합당은 비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영입을 결정에 대해 벌써부터 당 안팎에선 우려와 실망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21대 총선 참패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 전 위원장이 통합당의 과감한 혁신을 주도한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80세의 고령인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의 본래 취지인 당의 혁신과 재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경험이 풍부하긴 하나 통합당의 총선 참패의 결정적 요인이 된 ‘혁신’을 주도하기엔 세대를 아우르는 감각이 부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의 보수혁신 비전에 대한 의구심도 대두되고 있다. 경제민주화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다양한 선거에서 눈부신 결과를 도출해내긴 했지만 그가 어떤 보수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통합당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 등은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비대위 회의론도 대두되고 있다. 통합당은 수차례 외부인사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겼지만 제대로 된 혁신을 이끌어낸 적이 전무하다. 실제로 통합당은 이번 비대위를 포함해 지난 10년간 8번의 비대위를 거쳤다. 하지만 제대로 된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당내 계파싸움을 유발하는 등 좋지 못한 모습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런 탓에 비대위를 ‘형식적’이라 보는 국민적 여론까지 생겨났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통합당 내부의 우려는 점차 표면화되고 있다. 김영우 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총선 참패의 원인, 보수당의 현실, 가치와 미래방향에 대한 토론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남에게 계속 맡기기만 하는 당의 미래가 있을까”라며 “젊은 정치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기나 하고 결정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통합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21대 총선에서 살아남은 조경태 최고위원 역시 김종인 비대위가 과반을 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불신을 피력했다.
불붙은 미래통합당 세대교체론…“경험과 젊은감각 동시 지닌 참신한 40·50 나서야”
김종인 체제의 비대위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통한 세대교체가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당 지도부와 다수의 현역의원들이 낙선한 지금이 돌아선 국민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인적쇄신의 적기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인적쇄신을 통해 40·50 지도자를 육성하는 식의 세대교체론에 힘이 실려 당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40·50 인사들의 경우 비교적 폭 넓고 합리적인 보수적 마인드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 그동안 보수에서 부족하다고 지적을 받아왔던 공감능력 역시 뛰어나 젊은층과 중도층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아울러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세대 간 조율 능력을 갖추고 있어 기존 보수층의 지지 또한 상당한 편이다.
현재 통합당 내에도 40·50세대 의원이 여럿 존재한다. 3선 의원도 11명이나 된다. 그 중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을 넘어 전국구 인사로 발돋움한 하태경·장제원 의원도 포함돼 있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통합당 40·50 재선의원도 총 10명이다. 이 중 경쟁력을 인정받은 인사들로는 성일종·김성원 의원 등이 꼽힌다.
일반 시민들도 통합당 안팎에서 불거져 나온 40·50 기수론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혁신을 주도할 경험과 행동력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대권주자로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기존 통합당이 지닌 ‘낡은 보수’의 이미지를 단숨에 갈아치울 참신한 인물의 등장에도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조성래(42·남) 씨는 “통합당은 아직도 올드한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젊은 층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만한 공약도, 인물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통합당이 또 김종인 비대위 카드를 든 것이 안타깝다”며 “차라리 당 안팎의 유능하고 젊은 인재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사당역 인근에서 만난 김순례(52·여) 씨 역시 “현재 통합당 인물들은 너무 나이가 많다”며 “민주당은 신선한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는데 통합당은 여전히 고인 물 같은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에서 봐서 알다시피 50대들도 중도·진보화 됐는데 통합당은 이를 포용할 인물들이 없다”며 “전 세대를 포용할 수 있는 감각과 경험을 갖춘 40·50 인재들을 대거 발굴해 당을 새롭게 탈바꿈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40·50 중심의 세대교체가 절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현재 미래통합당은 사실상 괴멸상태라고 봐야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능력을 갖춘 개인 및 집단이 나서서 당을 수습해야지 수구세력이라는 비판을 받는 인물들이 나서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국민이 아닌 당리당략,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평가받는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미래통합당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며 “경험과 젊은 감각을 동시에 갖춘 세대가 전면에 나서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고 조언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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