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눈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시력은 한번 나빠지기 시작하면 회복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저하시키기 때문에 평소 눈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과 평소 눈을 자주 맞추고 백내장이 의심된다면 동물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당뇨의 합병증 ‘백내장’…진행속도 빨라
스카이데일리는 수소문 끝에 당뇨 합병증으로 백내장을 앓고 있는 홍이(9세·수컷)를 만났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반려인을 만나 새 삶을 살게 된 홍이는 구조 당시 영양 부실 및 방치로 인해 많은 기저 질환을 앓고 있었다.
“홍이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몸이 약했어요. 지난 4년 동안 안충 수술은 물론이고 빈혈, 췌장염, 당뇨로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며 고생했죠. 이번에는 백내장까지 와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백내장이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수정체에 백탁이 조금 보이긴 했지만 평소처럼 집안 여기저기를 잘 돌아다녔기 때문이죠. 근데 큰 오해였어요. 어느 순간부터 벽이나 사물에 자주 부딪히고 외출을 꺼려하기 시작했어요. 산책을 너무나도 좋아하던 홍이인데 앞을 잘 못 보게 되면서 산책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어요.”
홍이 반려인은 동물병원을 찾아 수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한 결과, 홍이가 앓고 있던 당뇨의 합병증으로 백내장이 발병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수의사 선생님은 백내장이 당뇨를 앓는 반려견의 가장 일반적인 합병증이라고 했어요. 고혈당에 의해 수정체에서 삼투변화가 생겨 백내장이 생기게 되는데 당뇨로 인한 백내장은 매우 빨리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고 해요.”
반려동물이 당뇨가 있는 경우 정상혈당을 유지해 합병증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는 피해야 하며 식후에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인슐린의 필요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고섬유질의 식사를 통한 혈당관리가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단 백내장이 생기면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 홍이 반려인은 홍이의 삶의 질을 위해 수술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수의사 선생님은 백내장 수술을 안 한다고 해서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지만 시야가 가려지고 좁아져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했어요. 저 역시 홍이가 옛날처럼 건강하게 잘 뛰놀던 모습만 볼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기에 수술을 결심했죠. 백내장 수술은 인공렌즈를 넣기 때문에 전신마취를 하고 입원을 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홍이가 무사히 수술을 마치면 평소 좋아하던 산책을 마음껏 해주고 싶어요.”
잘 안 보이는 2~3단계 수술 추천…백내장 예방 위해선 비타민 A 풍부한 야채 데쳐주는 것 좋아
안재상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 원장은 백내장이란 수정체가 뿌옇게 되면서 빛이 통과를 못해 시야가 흐려지는 질병으로 이를 깨끗하게 제거해서 인공렌즈를 삽입하는 것이 백내장 수술이라고 말했다. 안과동물병원 수술 중 가장 빈도가 높으며 1년에 180건 이상, 매주 2~3차례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공이 하얗게 보이고 뿌옇게 되면 백내장의 가능성이 높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에요. 노안이 와서 그런 경우도 있죠. 그러나 백내장과 노안의 차이는 노안은 시력에 큰 문제가 없어요. 백내장은 시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도에 따라서 수술이 필요해요.”
“백내장은 1~4단계로 나뉘어요. 1단계와 2단계 초기까지는 시력에 큰 문제가 없지만 2단계 중기나 말기 또는 3단계로 갈수록 시력이 점점 떨어지기 때문에 보통 2단계 중기 말기나 3단계 때 수술을 권해요. 그러나 백내장 수술을 안 한다고 해서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시야가 가려지고 좁아져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보호자의 선택에 맡기죠.”
안 원장은 백내장 수술은 100% 회복이 될 정도로 예후가 좋은 편에 속하지만 녹내장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시 10%의 확률로 시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잘 보이는 1단계와 2단계에선 수술을 추천하지 않는다. 혹여 수술을 했다가 10% 확률로 지금보다도 더 못 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력이 많이 저하돼 잘 안 보이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는 수술을 추천한다고 안 원장은 전했다.
“백내장은 나이가 많다고 해서 걸리는 것만은 아니에요. 노령성 백내장도 많지만 유전성 백내장도 많아요. 유전성 백내장은 유전자를 타고나서 생기는 건데 1~2살 어린나이에도 많이 생기죠. 유전성과 당뇨성 백내장은 진행이 빠른 경향이 있어 갑자기 확 진행되면 수술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반면에 노령성 백내장은 진행이 굉장히 느려요.”
안 원장은 끝으로 반려동물마다 백내장의 진행속도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초기 1단계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반려동물도 있는 반면에 한 두달만에 2~3단계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반려동물이 노령화되면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가 백내장이다”며 “백내장은 눈의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것으로 백내장이 진행되면 시력을 잃게 되기 때문에 무서운 질병이다”고 말했다.
이어 “백내장은 수정체의 섬유 단백질 분자량 증가로 인해 투명성을 잃어 발생하는데 다른 원인으로 당뇨병, 외상 등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며 “유전적 원인으로 백내장이 어린 나이에서도 발생하는 품종들이 있다. 반려견은 비글, 비숑 프리제, 보스턴 테리어, 골든 리트리버, 래브라도 리트리버, 토이푸들, 푸들, 코카스페니엘 등의 품종이, 반려묘는 페르시안, 버먼, 히말라얀, 브리티시 숏헤어 등의 품종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유전적으로 백내장이 많이 발생하는 품종을 입양하는 경우에 가족력으로 백내장 질환이 없는 지 확인해 보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백내장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선 반려동물의 눈 건강에 좋은 당근이나 블루베리, 브로콜리, 토마토 등 비타민 A가 풍부히 들어간 야채를 소화를 위해 살짝 데쳐주는 것도 권장되고 있으며 과체중은 당뇨병에 걸려서 합병증으로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체중 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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