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배임’ 제외에 윤석열 “檢 이재명 사수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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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구속영장 적시 혐의, 기소 과정서 이례적으로 빠져”
檢, 남욱 “그분=유동규” 진술에 뇌물수수죄로만 劉 기소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2 12:09:40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사진)이 10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종원 대기자] ⓒ스카이데일리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그분’에 대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사장 직무대행이라고 주장한 직후 유 전 대행이 기소된 가운데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친정인 검찰에 대해 “이재명 사수대로 전락했다”고 일갈했다.

윤 전 총장은 22일 자신의 SNS에서 “검찰이 유동규를 기소하면서 뇌물죄만 적용하고 배임죄를 뺀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범죄를 숨기고 그에 대한 수사까지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검찰이 직권을 남용해 처벌해야 할 범죄를 처벌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국가에 해를 끼치는 정치적 배임이다”고 지적했다.

전 날(21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전담수사팀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 변호사, 유 전 대행, 정영학 회계사를 소환해 4자 대질조사를 실시했다.

법조계에 의하면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언급된 ‘그분’을 두고 유 전 대행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천화동인 1호 지분 절반을 가졌다는 ‘그분’에 대해 야당은 이 후보 아니냐며 그가 대장동 의혹 ‘몸통’이라고 주장해왔다.

남 변호사 진술 직후인 같은 날 오후 9시께 수사팀은 유 전 대행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정작 배임 혐의는 제외했다. 우선 유 전 대행이 성남시설관리공단(성남도공 전신) 기획관리본부장을 지내면서 대장동 민간 개발업체로부터 사업편의 제공 대가로 수차례에 걸쳐 3억520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또 2014~2015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 재직 당시 화천대유 측에 유리하게 편의를 봐주는 등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한 뒤 700억원(세후 428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도 적용했다.

그러나 유 전 대행이 성남도공 등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는 공소장에서 빠졌다. 당초 유 전 대행 구속영장에는 그가 대장동 개발사업 설계 과정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 방식으로 화천대유 측에 4040억원의 배당이익을 안기고 성남시에는 최소 110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이 포함됐었다.

윤 전 총장은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가 기소 과정에서 빠지는 건 이례적이다. 그야말로 검찰이 검찰이기를 포기한 일이다”며 “성남시청 압수수색에서 시장실을 빼먹지 않나, 유동규를 체포하면서 창밖으로 던진 휴대폰을 못 찾지 않나. 검찰이 무슨 이재명 사수대인가”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남 변호사 증언과 유 전 대행 기소가 ‘사전 시나리오’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21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만배 씨가 2019년 최측근들과 가진 회의에서 “(대장동 사업이) 게이트로 커질 수 있다. 우리 일이 잘못돼 감옥에 가게 되면 유동규가 1번, 남욱이 2번이다”는 말이 나왔다. 유 전 대행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누구도 믿을 사람 없다”고 한탄했다. 김 씨 등 관련자들은 일체의 의혹을 부인 중이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