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 ‘대장동 그분은 조재연’ 발언, 脫게이트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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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억 배당받을만한 인물, 대장동 설계자이자 최종 결재권자 딱 한명”
“증거 제시하지 못하면 李 발언은 그 자체로 허위이자 인격살인‧사법부 모독”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2-24 13:35:11

▲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을 지목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TV토론에서 ‘대장동 그분’을 조재연 대법관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을 두고 야당은 이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에서 “본인이 빠져나가려는 몸부림”이라며 비판했다.

24일 원일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만배 녹취록에는 ‘이재명 게이트’라는 발언이 분명히 나오고 ‘그분은 이재명’이라는 맥락은 시종 바뀐 적이 없다”며 “녹취록 어디에 ‘대장동 그분’이 조 대법관이라고 단정할 대목이 있나. 이 후보의 발언은 본인이 대장동 몸통이 아니라고 빠져나가려는 몸부림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 해석”이라고 말했다.

원 대변인은 ‘김만배 녹취록’ 내용에 대해선 “김 씨의 화법상 허언이 대부분이지만, 시종 분명한 맥락은 천화동인 1호 배당금 1200억원의 진짜 주인은 ‘그분’이라는 주장”이라며 “‘그분’이 조 대법관이라면, 김 씨가 조 대법관에게 사줬다는 50억원 빌라는 액수 자체가 안 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 대변인은 ‘1200억원을 배당받을만한 인물’과 관련해 “이 후보 측근 유동규는 700억원을 약속받았을 뿐이다. 유 씨보다 더 큰 역할을 해서 1200억원을 배당받을만한 인물은 대장동 설계자이자 최종 결재권자 딱 한명 남는다”고 했다.

원 대변인은 이 후보를 향해 “조 대법관을 ‘대장동 그분’으로 지목하고 ‘아니라면 당신이 입증하라’고 하는 식으로 몰고가고 있다”며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이 후보의 발언은 그 자체로 허위이자 인격살인이고, 사법부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갈했다.

23일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지목된 조 대법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대선 TV토론에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것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 대법관은 대법원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김 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 있다는 그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도, 통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관은 김 씨가 자신의 딸에게 주거지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는 30년 가까이 현재 주거지에서 계속 주거해왔고, 제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해 분가해서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다른 딸 하나는 작년에 결혼해 분가해서 죽전에 살고 있다. 막내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대장동 그분’ 지적에 대해 조 대법관은 “대선 토론에서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없던 사상 초유의 일이다.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정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21일 이 후보는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조 대법관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대장동, 화천대유와 관련해 지금 그분이 조 대법관이라고 확인이 돼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아무런 근거 없이 ‘모든 자료가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SNS에 썼다”고 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