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 현금 유입액이 20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한전)을 비롯한 주요 공기업들의 현금 유입이 대폭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현금 유입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 영업실적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341개 주요 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 유입규모가 86조64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07조2566억원보다 20조6068억원 줄어든 수치다.
공기업을 비롯해 11개 업종의 영업실적이 악화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반기 12조5173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던 한전 등 주요 공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4조9446억원의 순유출액을 기록해 조사 대상 기업의 영업 현금 흐름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됐다. 감소폭만 17조4619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석유화학, 은행, 건설·건자재, 조선·기계·설비 등의 업종도 영업 현금 흐름이 악화됐다.
기업별로는 조사대상 341개 중 151개(44.3%)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된 반면, 190개(55.7%)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악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5조3732억원의 순유입액을 기록했던 한전이 올 상반기 9조7488억원 순유출(15조1220억원 감소)로 돌아서면서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영업활동 현금 흐름이 가장 나빴다.
한전과 더불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하이투자증권도 적자폭이 컸다. 특히 LG화학도 순유입액 2조6543억원에서 순유출액 4310억원으로 총 3조853억원 감소했으며, 기업은행도 순유출액이 2조4548억원에서 5조4333억원으로 늘어나, 감소폭이 2조9785억원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순유출 9835억원을 기록했던 메리츠증권이 올 상반기는 6조1242억원 순유입(7조1078억원 증가)으로 돌아서면서 가장 좋은 실적을 냈고, 한국증권금융, 현대자동차, 미래에셋증권 등의 순으로 현금 유입 증가폭이 컸다.
다만 현금 유입이 줄어들었음에도 이들 기업의 투자 지출은 152조41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19조1014억원보다 33조3096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 금액은 2020년에도 97조1341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요 기업의 재무활동 현금 순유입액은 77조8973억원으로, 전년동기(26조2566억원) 보다 51조6407억원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 재무활동 현금 유입액은 82조3415억원이었다. 이는 자금시장에서 현금 차입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CEO스코어는 “현금 흐름만 놓고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대기업은 영업 수익이 크게 줄었지만 차입금을 늘려 대거 투자 내선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투자 지출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기업으로는 삼성, LG 등 IT기업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19조9293억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5조7470억원)보다 투자 지출을 14조1823억원 늘렸다. LG화학도 1조3982억원에서 올해 10조6021억원으로 투자 지출을 9조2039억원 늘렸고, 하나은행(6조1998억원 ↑), 국민은행(6조1099억원 ↑)도 투자규모가 증가했다.
투자 지출이 줄어든 기업으로는 네이버로, 지난해 상반기 13조304억원을 집행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5674억원 지출하는데 그쳤다. 무려 12조4630억원 감소한 셈이다. 이어 기아(3조8866억원 ↓),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3조3816억원 ↓), 현대자동차(2조3852억원 ↓), SK케미칼(1조5583억원 ↓) 등의 순으로 투자 지출 감소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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