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당내홍이 강성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을 중심으로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 제명 여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의 핵심을 이 대표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친명계 이 전 총리로 보고 ‘반란의 씨앗’이며 ‘배신자의 대표’로 낙인찍기에 나선 것이다. 당분열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한 공천학살 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개딸을 중심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이름이 들어간 이른바 ‘색출 포스터’가 돌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복수의 포스터에는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총리를 비롯한 비명계 의원들의 사진과 연락처가 들어가 있다.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에 대한 색출 작업에 나선 것으로 ‘색출 포스터’는 지난달 27일부터 확산하고 있다.
복수의 민주당 측 관계자에 의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같은 ‘배신자 포스터’가 단톡방 등 SNS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확산하며 당 내 분열을 수면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개딸들은 이들 의원에게 문자를 보내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가결인지 부결인지를 SNS에 공개인증까지 요청하고 있다. 대표적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 또한 사태의 위중함을 알리듯 전날 페이스북에 “저에게도 색출 문자가 왔다는데, 부결했다”고 알렸다.
이 전 총리의 영구 제명 청원은 이날 민주당 내 청원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서 당 지도부 답변 의무 요건인 5만 명이 상이 동의하며 5일 만에 답변요건을 충족했다. 청원자는 “지난 대선 때 대장동 건을 터뜨려서 지금 이 대표가 고통을 받게 한 장본인이 바로 이낙연 전 대표”라며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의 이탈표의 진원지를 이 전 대표라고 지목했다. 그는 “체포동의안(표결)에서, 그것도 민주당 내에서 반란표가 나오게 한 것도 이 전 대표가 꾸몄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라며 “민주당을 검사독재정권에 갖다 바친 것 또한 이 전 대표고, 민주당에서 반드시 강제출당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명계의 좌장이 이 전 총리’이고 이 대표가 물러나면 이 전 총리가 당을 장악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개딸들이 단일대오로 집결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당 의원들이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당의 총의와 달리 투표를 했다.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무기명 투표라는 가면 뒤에 숨었는데, 이는 정당 민주주의가 아니다. 독립 헌법기관으로서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체포동의안 이탈표로 추정되는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친명계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의 단체 행동을 부추기고 있는데,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비명계 의원들과 어렵다는 목소리와 함께 총선 공천에서 함께 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전날 김용민 의원은 SBS라디오프로에서 “당원들이 느끼는 분노와 실망감은 매우 정당하고 저는 정의롭다라고 생각한다”며 “의원들이 배신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공천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그분들(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비명계)을 심판할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120만여명에 달하는 권리당원 중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가운데,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공천 학살론’도 현실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정치혁신위원회가 소속 의원들의 평가 항목에 ‘당원 여론조사’를 반영하면서 하위 평가를 받은 10% 의원은 차기 총선 경선에서 득표수의 30%를 감산해 ‘패널티’를 강화하는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것이다. 혁신안 보고서에 따르면 직전 평가하위 20%에 대한 20% 감산에서 더 강화된 것이다.
특히 권리당원 여론조사 100점 중 20점을 부여하는 수정안이 권고돼 강성지지층에 낮은 평가를 받으면 공천심사에서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타 항목보다 2~4배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내년 총선에 앞서 이 대표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등 지역위원장들을 솎아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장경태 혁신위원장은 혁신안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 단체 방에 “분과수준의 아이디어로 의견수렴과 토의과정이 있었던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이 같은 사태에 당내 분열이 극단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BBS 라디오프로에서 “(친명계의 결집의 경우) 도가 지나치면 그것은 오히려 폐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주고 집단적인 린치, 집단적인 괴롭힘을 주게 되면 결국 그거는 도를 넘어서는 것이다. 의견 차이를 좁혀가는 것도 당원으로서의 덕목인데, 다른 사람을 가해하고 폭력을 가하는 건 건 오남용이고 나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 제명론은 이해가 안 된다. 그분은 지금 미국에 있고 이번 사태에 직접 관련됐다고 볼 그런 것도 없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같은 당의 당원들이라고 한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어느 정치인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에 대한 의견 차가 다른 그룹이나 사람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존중하고 최소한 인정하는 그런 자세는 필요하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프로에서 “개딸들이 저에게도 ‘당신도 수박이냐?’고 비난한다”며 “저 수박 잘 먹어요.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수박이다”고 밝혔다. 그는 “대체 왜 이런 논쟁이 나오냐, 민주당과 진보세력이 얼마나 많은 위정자로부터 빨갱이 취급받았느냐, 지금 문재인 대통령도 용공으로 몰아가고 있고 저희들도 지금 용공으로 사실상 기소됐다”고 했다. 그는 “개딸들의 수박 색출, 살생부 작성은 보수정권의 색깔논쟁과 다른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딸들이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고 이재명 대표를 위하는 길은 그런 것 하지 않고 뭉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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