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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궁에 빠진 ‘김천부항온천개발사업’
주민들의 항의, 관계 행정기관 뒷짐진 지 30여 년
고령 개발자, 대안은 ‘외자유치뿐’
이찬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8 15:39:22
 
▲ 전국본부 이찬희 기자.
 
30여 년 전 온천관광단지로 지정된 김천부항온천개발사업장의 개발공사가 전면 중단된 채 방치되면서 사업장의 건축물에는 생활폐기물과 함께 해충이 들끓고 악취가 심해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있지만 관계 행정기관들은 뒷짐만 지고 있다.  
 
최근 온천지구 일원 부항면 파천리(17세대)와 안간리(17세대)주민들이 ‘온천지구해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토지가 온천지구로 묶이고 공시지가가 올라 토지매매 등 사유재산권행사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파천리 상인 문 모(여·71) 씨는 “개인사유지가 온천단지로 묶인 채 개발이 중단되면서 공시지가만 턱없이 올랐다”며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와 시에 단지해지를 촉구하는 시위에 나설 계획”이라는 주민의 뜻을 밝혔다.
 
부항온천은 1994년 부항면 파천리와 안간리 일원 전답과 임야 등 총 328만4525㎡에 달하는 면적이 온천관광단지로 지정됐다.
 
당시 온천지 일원에는 전국의 투기꾼들이 몰려 인근 임야와 전답 등을 마구 사들이면서 90%에 달하는 토지가 외지인의 손에 넘겨졌지만, 온천개발공사가 중단되고 반 갑자의 세월이 지나면서 현재 현지인과 외지인 가릴 것 없이 경제적 피해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간리 이장(70)은 “현재 돈 있는 사람이 나서지 않는 한 온천개발사업은 불가능한 상태”라며 특히 ‘지역에 온천이 개발 된다’며 기대를 해 왔던 주민가운데는 무심한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부항온천은 1992년 9월30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58-24 (주)우촌개발 전진택(89) 대표가 온천수를 최초로 발견·신고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25일부터 1993년 12월10일까지 한국자원연구소의 온천전문검사과정을 거쳐 온천수로서 적합판정을 받았다.
 
심도 842~978m에 25.0~27.7°C의 수온을 기록하고 있는 부항온천수에는 함불소 나트륨(Na-NCO3형)이 함유된 단순천으로 온천수를 끌어 올리는 시추공수가 8공이다.
 
전 대표가 온천개발사업에 뛰어 들면서 경북도(고시 제1993-95호)는 1994년 4월25일 본 사업지를 온천관광단지로 공식 지정했다. 
 
지난달 온천개발사업자인 (주)우촌개발 전 대표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서울시청에서 서기관으로 정년퇴임을 한 관료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온천개발이 중단된 연유를 “김영삼 정권에서 인·허가를 받아 온천개발공사에 착수했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아무런 잘못도 없이 검찰수사를 받게 되고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후 “1년9개월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무혐의처분을 받고 풀려났다”는 그는 “실형을 받게 된 뒤 국내 금융권의 거래가 모두 끊겨 총 4994억 원에 달하는 개발비 확보가 무산되는 바람에 개발이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부항온천개발사업을 두고 전 대표가 믿고 있는 것은 유일한 길은 외자유치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6월 중 홍콩 달러가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앞서 성급한 취재나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개발지는 전 대표가 축조한 낡은 건축물만 흉물스럽게 서있다. 이곳은 전 대표와 함께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넣은 투자가 임 모(서울시 공무원 출신) 씨가 유치권행사를 해오다 지난해 명을 달리해 대낮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인적마저 끊겼다.
 
김천시 관계자는 “파천리와 안간리 주민의 ‘온천지구해지’의 뜻은 알고 있지만 현행법상 관광단지는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는 사업이라서 지자체가 나서 개입을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북도 인·허가전담 광광지구개발팀 주무관은 “부항온천개발사업은 도가 무단방치를 해온 게 아니라 고위직공무원출신인 사업자가 온천과 관련된 시·도지사의 개발계획취소 등의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갔기 때문에 사유재산침해와 직결된 직권해지를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로서는 피해지역주민들이 사업자를 대상으로 온천관광지구해지와 사업포기를 촉구하는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김천시 전담공무원과 함께 현지주민을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부항온천관광단지가 사유지시설이라는 연유로 인·허가관리관청인 경북도와 김천시가 30여 년간이나 뒷짐을 진 채 방치를 해왔다는 점이다.
 
취재 결과 경북도는 부항온천지를 온천관광단지로 인·허가만 해줬을 뿐 개인 사업지란 이유로 현지방문 등 단 한 차례도 사후관리를 하지 않았다.
 
김천시는 지역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를 묵살·방관해오면서 온천지 건물내부가 폐기물로 채워진 사실조차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다.
 
반 갑자의 세월 동안 개발사업이 중단되고 방치된 부항온천지, 경북도와 김천시가 민간사업자주도의 ‘관광단지’만을 고집하며 각기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는 사이 지역주민의 재산권 침해가 일어나고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있어 관계당국의 대안 책이 촉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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