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야권이 주도하는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거제건립추진위원회(징용상추진위)’가 8월15일 거제지역에 징용노동자상(징용상)을 설치하겠다고 예고하자 ‘거제징용상설치반대범시민단체(범시민단체)’는 이를 ‘역사 왜곡·반일선동 음모’로 규정한 후 거제시를 향해 ‘징용상 설치 불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견서를 거제시장에게 직접 전달했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오전 나라사랑연합회·미래희망세움학부모연합·(사)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경남지회·자유대한호국단·한일갈등타파연대(한타련) 등으로 구성된 ‘거제징용상설치반대 범시민단체’ 지도부와 회원은 거제시청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징용공 동상 설치를 당장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시민단체가 맞서는 ‘징용상추진위’는 민노총 거제지역지부 등 24개 노동단체와 거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11개 시민사회단체,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등이 참가하고 있다.징용상 제작은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상과 서울 용산역광장, 제주항 제2부두 연안여객터미널 등지의 징용상을 세운 김운성·김서경 작가가 맡았다.
이들은 수요집회 1000회째인 2011년 12월14일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 위안부상을 처음으로 세운 이들이기도 하다. 부부 조각가인 두 사람은 2016년 8월 일본 교토의 단바망간기념관에 민주·한국노총 의뢰를 받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처음으로 설치했으며 이후 징용상 제작을 맡아왔다. 성금 2000여만 원을 모았다고 언급한 이들은 제막식을 8월15일로 예고했다.
2019년부터 징용상 설치 반대 운동을 해 온 범시민단체는 해당 소식이 알려진 5월부터 이를 반대하며 ‘거제시를 중심으로 전국에 징용상을 세우는 반일 운동이 확산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날 기자회견은 성명서를 낭독하고 같은 달 26일 있었던 범시민단체의 ‘징용상 설치 촉구’ 면담에 맞불 성격으로 이뤄진 면담과 회견이었다.
강풍이 불고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열린 기자회견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김기수 프리덤뉴스 발행인 및 한타련 공동대표는 “거제도는 6·25 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시 빅토리아호를 타고 피난민 10만 명이 자유를 찾아 온 곳이자 반공포로가 석방된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8년 대법원의 엉터리 징용공 배상 판결에 근거해 자유의 도시에 반일을 선동하는 징용공 동상이 세워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김일성을 숭앙하는 북한은 항일정신으로 똘똘 뭉쳐있고 김일성을 위해 항일하는 사람들은 국내에서 반일하는 사람들이며, 이들에 의해 확산하고 있는게 위안부동상과 징용상”이라며 “우리 국민은 여러 차례 배상했고 일본도 수십 차례에 걸쳐 공개사과를 한 점에 비추어 현재까지도 징용상을 세우려는 건 내년 총선까지 반일프레임을 굳건히 해 프레임 전쟁을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철수 나라사랑연합회 회장 또한 “진보의 탈을 쓴 주사파세력들이 노리는 건 반일감정을 일으켜서 이념을 교란시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으로 일본의 극우세력에 대비되는 한국의 극좌세력의 정치적 전쟁에 말려들면 결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의 극좌, 주사파 정치인들, 양의 탈을 쓴 진보세력들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이어 징용공을 통해 반일 팔이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거제시민이 반드시 심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나수열 한타련 부대변인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만으로도 현재 거제시에 세우려는 징용공이 훗카이도 건설노동 현장의 일본인이라는 것을 누구든 확인 할 수 있다”며 “징용상 자체가 역사왜곡이 된 것으로 고증 자체가 안된 것”이라고 알렸다. 최덕효 한타련 대표는 “거제에서 징용상을 세우는 것은 ‘선전포고’로 민노총은 동상을 시작으로 윤석열정부와 일본,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한미일 삼각동맹을 파괴하려는 민주노총세력과 야권의 음모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인 모욕 징용상 반대’ ‘종북 세력 징용상 반대’ ‘외교참사 징용상 반대’ 등의 구호가 담긴 피켓을 든 이들은 공개 발언이 끝날 때 마다 “거제시는 징용상 설치를 불허하라” “한일관계 파탄내는 징용상 설치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범시민단체는 마지막으로 공동성명서를 낭독하며 “거제 징용상 설치는 역사왜곡 및 법치와 외교에 대한 중대한 정면도전 행위”라며 “거제시장은 그간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게 마구잡이로 날조·왜곡되어 온 이미지의 ‘징용상 설치’가 법치와 외교에 대한 중대한 정면도전 행위임을 인식해 거제 지역에 설치되는 것을 단호하게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범시민단체가 성명서를 통해 밝힌 징용공 설치 반대의 근거는 △서울 용산역광장·부산 일본총영사관 등에 설치된 징용상의 모습이 1926년 9월9일자 일본 아사히카와 신문 ‘훗카이도 토목공사 현장에서 학대받는 사람들’이란 일본인들의 외형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 활동가과 연구자들에 의해 지적 됐다는 점 △일본 정가에서는 해당 자료를 인용해 한국이 ‘강제징용 증거’로 사용한 NHK탄광 영상이 전후 10년이 지난 1955년 촬영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해온 만큼 역사고증이 철저하지 않은 것 △고증을 통해 밝혀진 일본인이 조선인으로 둔갑한 사진은 복수의 공영방송과 지상파 방송 다큐멘터리 등에서 ‘조선인으로 묘사된 것’ △윤석열정부가 일본인 피고 기업(미쓰비시 중공업, 일본제철)이 징용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피해자 배상금을 제3자 지원재단에게 지급하는 내용의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한 후 제3자 변제를 통한 배상금 수령에 동의한 상태 등의 ‘법적’ ‘역사적’ ‘시사적’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이어진 박종우 거제시장과의 면담에서 해당 성명서 및 관련 근거자료를 종합해 제출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징용상추진위’측이 주장하는 설치 근거는 두 가지인데 첫째는 설치측은 거제 현지 사람이고 둘째는 반대 측은 서울 등 외지사람이므로 당연히 현지 사람의 의사에 따라서 거제에 징용상을 설치하는게 맞다는 논리인데 이는 말이 안 된다”며 “공공조형물 등 설치에 관한 법적기준 등에 따라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을 통한 거제시민에 설득과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8월15일을 설치 목표 일로 삼았는데, 심의에만 두 달에서 석 달이 걸리는 사안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고, 조형물을 설치하는 데 있어 합법적 절차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당연히 법적 집행을 통해 이를 철거하는 방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같은 박 시장 측 입장에 대해 범시민단체 측은 심의위원의 성명·이력·직책 등의 명단 공개와 함께 징용상추진위와의 ‘공개토론회’를 검토해달라 요청했다. 박 시장은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계속해서 “행정적 절차를 통해서 결과를 따를 것이며 여기에 개인적 의견이나 정치적 사견을 넣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날 본지에 “올해 5월5일 기준 역대 일본 천황과 총리의 사과는 총 53차례 있었으며 이는 대통령실과도 공유된 사실”이라고 못박은 후 “과거사에 매듭을 짓고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한일관계의 발목을 잡고 자꾸 왜곡·날조된 과거를 통해 반일을 부르짖게 하는 세력의 실체를 낱낱이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거제는 민주노총이 장악한 도시이자 한국전쟁 당시 포로수용소가 있었던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도시로 해당 도시에 징용상이 설치 될 때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전쟁에 임한다는 각오로 징용상 설치를 막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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