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8.4º
미세먼지 좋음
춘천 15.5º
미세먼지 좋음
대전 18.9º
미세먼지 좋음
목포 23.1º
미세먼지 보통
)
실내 정원은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겨울철 괜찮은 나들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늘을 향해 쭉쭉 가지를 뻗는 식물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우거진 초록 잎은 눈을 편안하게 한다.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 온실은 지름 100m, 높이 28m의 대규모 실내 정원이다. 아파트로 치면 8층 높이와 맞먹는다. 지표면을 제외하고 사방이 유리창에 둘러싸여 있어 한겨울 추위를 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희붐한 태양광선을 즐길 수 있어 힐링의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식물로 만나는 세계 12개 도시와 문화
서울식물원은 ‘식물, 문화가 되다’라는 소박하면서도 약간은 거창한 주제를 내걸고 있다. 독특한 식물문화를 지닌 열대·지중해 12개 도시의 식물을 살펴보는 게 이곳의 관람 포인트다.
12개 도시의 공통점은 한반도처럼 물과 뭍이 함께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다양한 식생이 관찰된다. 열대 도시로는 하노이·자카르타·상파울루·보고타를 선정했으며 지중해 도시로는 바르셀로나·샌프란시스코·로마·타슈겐트·아테네·퍼스·이스탄불·케이프타운을 포함시켰다.
이곳 온실을 찾으면 바오밥나무 같은 독특한 나무를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말 시즌을 맞아 꽃으로 꾸민 분수와 트리를 만날 수 있다. 각국의 상징물과 함께 사진 찍는 재미는 덤.
온실 내부는 덥고 습하다. 열대관은 적정온도 25℃, 지중해관은 18℃를 오르락내리락한다. 습도도 50~70%에 이른다.
이곳 식물들은 각국 기관 간의 교환을 거친 것으로 잎과 꽃이 없는 상태로 상자에 담겨 들어왔다. 지금의 형태는 장소에 맞춰 자기들 스스로 모양을 갖춘 것이다. 햇빛이 골고루 닿을 수 있도록 서로에게 공간을 내주고, 빈 곳이 있으면 그리로 가지를 뻗으며 조화롭게 자리를 잡았다.
이곳 온실에서는 계절에 따라 ‘이달의 식물’을 제정하고 있다. 11~2월의 식물은 파인애플이다. 파인애플은 남아메리카 북부 브라질이 원산지인 여러해살이풀이다. 파인애플(pineapple)은 솔방울을 닮은 열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덜 자란 파인애플 열매를 보면 솔방울과 형태가 거의 유사하다.
오목한 그릇을 닮은 온실 외관은 김찬중 건국대 교수의 작품이다. 벌집 문양 천장의 경우 유리보다 빛 투과율이 우수한 특수 필름(ETFE)을 사용했다. 벽면을 구성하는 정삼각형의 유리 창문은 총 3000여 장으로 크기가 같아 보여도 다 제각각이다. 외관이 입체적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지인 것이다. 제작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으로 만나는 식물의 세계
식물은 인류의 첫 울음소리가 지구에 울려 퍼지기 이전부터 독창적인 전략을 펼치며 냉혹한 지구 환경에서 살아남았다. 인류가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식물에서 비롯된 산소와 영양분 덕분이다. 또한 식물은 인류에게 말할 수 없는 위로와 치유를 건넨다. 말 그대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식물에 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서울식물원에서 내년 2월25일까지 운영하는 2023년 특별전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은 식물에 대해 보다 잘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식물문화센터 프로젝트홀2에서 겨우내 개최되는 이 행사는 서울식물원의 소장 식물을 ‘새롭게·다르게·자세히’ 본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이번 전시는 새로운 시도로서 정보 기반 프로젝트 ‘레벨나인’을 도입했다. 레벨나인이란 저항자(rebel)에서 따온 말로 아카이브연구자기획자·UX 디자이너·프로그램 개발자를 포함하는 전문가 집단을 일컫는다. 이들은 기존의 경험 양식으로부터 벗어 나 미디어와 웹을 통한 색다른 문화 경험을 제공한다.
한편 관람객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미디어를 통해 식물 정보를 습득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식물의 삶을 재발견하는 것은 물론 식물을 낯설게 바라보는 눈을 기르게 된다.
게임형 전시인 보타닉 메이즈는 관람자가 잃어버린 식물의 이름을 찾아 비밀기지를 탐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지 안 가상의 미로 보타닉 메이즈를 누비며 정보 조각들을 모두 모으면 식물의 이름도 다시 찾게 된다. 탐험을 마친 관람자는 기지 곳곳에서 자신만의 식물도감을 만들며 식물과의 추억을 완성한다.
너희가 식물의 삶을 아느냐
“가장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이 나무들을 보고도 조금 놀라워하다가 만다는 것이다.”
미국 시인이자 자연 속에서 사색을 쌓아 ‘문학적 철인’으로 불리는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이다.
지구에는 3조 개 이상의 식물이 살아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매년 신종 식물과 균류가 약 2000종씩 발견되고 있다. 우리의 삶에는 늘 식물이 함께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다.
따뜻한 실내 정원에서 초록의 싱그러움을 누리며 식물의 사생활을 엿보노라면 한겨울 추위는 저만치 물러가 있을 것이다.
‘보타닉 메이즈 : 식물은 살아있다’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입장 마감은 오후 5시30분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월요일에는 휴관한다.
온실 투어의 경우 정규 전시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2회 진행하며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으로 온라인 사전접수 해야 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서울식물원은 9호선 마곡나루역에서 가깝지만 온실을 중심으로 둘러보려면 양천향교역 8번 출구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1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