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5º
미세먼지 좋음
여수 29.8º
미세먼지 보통
울산 27.4º
미세먼지 보통
제주 31.7º
미세먼지 좋음
)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법률상의 조직인 대통령 비서실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발휘했던 인물이 민정수석 비서관이었다.
민정수석 비서관은 민심 동향 파악, 공직·사회 기강 관련 업무, 법률 문제 보좌 등을 주로 관할한다. 쉽게 말해서 대통령실 직속 감찰 조직의 장이다. 민정수석은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에 불과하지만 역대 정부를 통틀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리는 자리’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권력 실세 중의 실세였다.
민정수석의 힘이 막강한 이유는 검찰·경찰·국세청·감사원·국정원 등 이른 바 ‘ㄱ자 사정 기관들’의 사정 기관이기 때문이다. 민정수석은 사정 실무를 비롯해 사정 기관장들의 인사권에 관해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에 대통령의 확실한 측근이 임명되기 마련이다. 신임 또한 두터울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법조인 출신이 아닐 경우 사정에 관한 수사의 지휘감독이나 절차에 능통하지 못해 민정수석이 더욱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다. 인사권과 사정권을 동시에 행사하며 대통령의 주요 측근과 장·차관급 고위 공무원들의 인사를 검증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실세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초대 민정수석은 측근 중의 측근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두 번이나 민정수석 자리에 오른 주인공이다. 사법고시 합격자가 아닌 이호철도 이 자리에 올랐다. 검찰 개혁을 강조한 노무현정부였다. 14년 세월이 흐른 뒤 문재인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조국 전 서울대 교수였다. 민정수석은 정권의 총애를 받는 인물들이다. 1968년 박정희 대통령 때 만들어진 이후 역대 민정수석 34명 중 무려 22명이 검사 출신이었다.
검사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은 민정수석실의 장·단점을 잘 알기에 후보 시절부터 사정기관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이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그대로 실천했다. 그렇지만 22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 취임 2주년을 앞두고 민심 청취를 위해 민정수석실을 부활시켰다.
민정수석실의 부활은 윤 대통령으로선 양날의 칼이다.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는 민생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검·경 장악을 통한 사정 기능이 강화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문 정부 시절 조국 전 민정수석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감찰 무마와 박근혜정부의 우병우 전 수석의 불법사찰 의혹 사건 등을 파헤친 주인공이 윤 대통령이다. 칼의 양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윤 대통령이 운영의 묘를 잘 발휘하길 바랄 뿐이다.
박병헌 디지털뉴스국장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CIA와 대한민국’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