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연체액 1500억 원 쌓인 OK저축은행… 건전성·손익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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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PF 연체액 석 달 새 400억 원 늘어나… 연체율 15%
건전성 부실해지자 대손비용도 늘어나며 순이익도 절반 쪼그라들어
신용등급 ‘BBB+’→‘BBB’ 하향 조정… “건전성 하방 압력 지속 전망”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09 10:59:00

▲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액은 1573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997억 원) 대비 57.8% 늘어났다. 업계 최대 규모다. 연합뉴스

OK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신음하고 있다. PF 대출 연체액은 석 달 만에 400억 원 쌓이며 15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렇다 보니 전체 연체대출비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0%에 근접했다. 건전성 악화로 대손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저하됐다. 신용등급마저 하향 조정된 가운데 OK저축은행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분기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신용공여액은 1조2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가장 크고 업권 전체 10분의 1 수준을 차지하는 규모다.

대출채권 대부분이 부실했다. OK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액은 1573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997억 원) 대비 57.8% 늘어났다. 업계 최대 규모다. PF 연체액 2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856억 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연체액이 크게 불어나다 보니 연체율도 껑충 뛰었다. 1분기 PF 대출 연체율은 15.33%로 업계 평균치(11.26%)를 4%p 이상 웃돌았다.

문제는 악성 대출이 많아 연체율이 지속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3개월 이상 연체돼 원리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여신인 NPL(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은 1437억 원에 달했다. PF 대출 전체 14%를 차지한다. 건설업·부동산업 대출까지 합치면 4395억 원으로 4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PF 대출이 부실해지면서 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2022년 말 4.93%이었던 OK저축은행의 연체대출비율은 지난해 3월 6.83%, 12월 6.86%로 차례차례 오르다가 3월 말엔 8.97%까지 치솟았다. NPL 비율도 지난해 말(7.56%) 7%대를 유지했으나 3월 말엔 9.48%를 기록했다. 현금 동원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성비율은 1분기 202.28%로 1년 만에 59.77%p 하락했다.

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충당금이 늘면서 손익도 쪼그라들었다. OK저축은행은 1분기에 11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대손충당금 잔액은 9620억 원이다. 여기에 부동산 PF 등 대출채권관련수익이 463억 원 줄고 대출채권관련손실이 582억 원 커지면서 1분기 순이익은 149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376억 원)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건전성과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신용등급은 내리막이다. 신용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5월 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내린 뒤 1년 만에 또 낮춘 것이다.

한기평은 하향 조정 사유와 관련해 부동산 PF 리스크가 건전성 유지에 부담 요인인 점과 순이자마진(NIM) 하락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점을 들었다. 이에 따르면 3월 말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대출(2조353억 원) 중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은 1조855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본PF 대출(9498억 원)도 시공사 대부분이 중소형 건설사로 구성돼 있고 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 비중도 약 40%에 달해 준공·분양리스크 역시 큰 편이다.

윤희경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부동산 경기 저하가 지속되면서 건전성 하방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고 부동산 PF 관련 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지표도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출 성장세 둔화와 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부동산 PF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자본금이 1조5000억 원이 넘고 대손충당금이 1조 원에 육박해 PF 대출 손실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단 입장이다. 연체액이 부실 처리된다 해도 충당금으로 감당할 수 있단 뜻이다. 그것마저 선순위대출 비중이 90% 가까이 돼 손실 위험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엑시트까지의 과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자율협약 등의 정책이 종료되면서 연체율이 상승한 면이 있지만 자본금과 대손충당금을 감안할 때 부동산 PF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며 “향후 회수가 어려운 채권에 대해 상각, 부실채권 정리펀드, 캠코 펀드에 매각, 경·공매를 통한 제3자 매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