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괜찮아, 아들”… 헌터 ‘不法총기’ 유죄평결 악재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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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헬기 타고 날아가 포옹하며 위로… “대통령인 동시에 아버지”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2 15:49:01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델라웨어주 주방위군 비행장에서 이날 유죄 평결을 받은 아들 헌터 바이든을 껴안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53)가 11일(현지시간) 총기 불법소지 혐의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AP통신 등이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의 헌터 재판 배심원단 결정을 보도했다. 대선을 약 5개월 앞두고 불거진 대형 악재에 민주당캠프가 침울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아버지로서 입장을 밝혔다.

헌터는 2018년 10월 마약중독자임을 숨기고 권총을 구매·소지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그간 수차례 공판을 참관해 온 계모 질 여사와 아내 손을 잡고 법정을 나서는 헌터의 표정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가 성명을 통해 “(마약중독의) 회복은 하나님 은총으로 가능하다”며 지지를 보내준 가족에게 감사를 표했다.

헌터를 ‘대견한 아들’로 공개석상에서 항상 두둔했던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날 개인 성명을 내 “자신은 대통령인 동시에 아버지”라고 짚었다. 아울러 재판 결과의 수용과 헌터의 항소 고려 등 사법적 절차를 계속해서 존중할 것임을 밝혔다. 앞서 ‘선고 이후에도 사면 없음‘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또한 ‘아버지 바이든’은 오후 전용 헬기를 타고 도착한 윌밍턴 근처 델라웨어 주방위군 비행장에서 헌터를 만나 포옹하며 격려했다. 악재의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대통령 바이든’이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총기규제 옹호 시민단체 행사에 참석해 공격용 소총 판매금지 추진 방침 등을 재확인해야 했다.

사건을 담당한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가 평결을 환영하며 “이 나라 어느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 평결 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그대로다.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 자녀의 기소 및 유죄평결이라는 초유의 사태에서 최고 25년 징역과 75만 달러(10억 원)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언론들은 초범이며 폭력적 상황에 연루되지 않았으니 심각한 수준의 징역형이 선고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형량 선고가 통상대로 유죄평결 후 120일 뒤 이뤄진다면 11월 대선 직전인 10월에 나오는 셈이다.

헌터의 로비스트 활동도 공화당의 집중 공격을 받아 왔다. 부친의 영향력을 이용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중국 기업의 임원으로 거액 연봉을 받아 이해충돌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엔 전직 스트리퍼 룬덴 로버츠 사이에서 난 혼외자 딸을 상대로 ‘바이든’ 성을 사용 못하도록 법적 다툼을 벌였다. 혼외자 양육비 지급 분쟁이 마무리되긴 했으나 헌터에게 ‘나쁜 아빠’ 이미지가 따라붙게 됐다.

9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또 다른 재판이 헌터를 기다린다. 외국 기업 이사 등으로 등재돼 받은 돈과 관련 세금 140만달러(약 18억 원)를 포탈한 혐의다. 공화당과 트럼프캠프는 이 혐의의 뒷배가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라며 ‘바이든 범죄일가(一家)’로 칭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쳐 왔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