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종신보험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부담되는 보험료는 여전히 숙제일 수 있으나
가입목적 분명하다면 앞으로 관심 가질만 해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20 06:30:40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한다. 보험업계에서도 예전만 못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종신보험이다.

삶의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비율이 과거에 비해 점차 줄어들면서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이제는 1인가구가 매우 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종신보험은 갈수록 그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아직도 다양한 활용 방안을 보여주며 종신보험의 판매를 지속 끌어가고 있는 생명보험사이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것에는 보험업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종신보험이 과거의 명성을 찾으려고 지속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새로운 옵션을 선보이며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다. 이에 지금 당장 변화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종신보험에 대한 니즈가 있다면 상품의 경쟁을 지켜보며 본인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면 좋지 않을까 의견을 주고 싶다.

우선 종신보험의 변화 중 가장 큰 변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단기납 종신보험의 판매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상당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저축성보험이 아닌 보장성보험인데도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할 수 있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비과세 혜택에 따른 형평성 논란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이젠 많이 잠잠해진 상황이다. 많은 생명보험사가 5년·7년 납입 종신보험을 판매하면서 한때 가입 시점부터 10년이 되는 시기에 보험계약 해지 시 발생하는 해지환급금을 최고 원금 대비 130% 초중반 대까지 끌어올렸지만 현재는 금융감독원의 권고와 경고로 환급률이 낮아지면서 그 열기가 식은 것이다. 하지만 가입 후 10년 시점 124%대의 환급률을 보여주고 있어 안전적으로 자산을 불리고 싶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의 종신보험이 보여준 여러 변화 시도 중 가장 좋은 시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뭐든지 흐름이 있고 트렌드가 달라지면 영원한 것은 없게 되고 보험회사는 또다시 회사의 이윤을 위해 종신보험의 부활을 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암과 결합한 종신보험을 비롯해 과거 판매했던 상품들의 조건보다 더 좋은 조건의 사망보험금 선지급을 약속하는 상품들이 줄지어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납입면제는 이젠 너무 익숙한 옵션이 돼버렸고 보험상품마다 다를 수 있지만 페이백(납입보험료 전액 환급) 조건까지 걸어놓은 상품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종신보험이 보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라는 것을 보험사가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종신보험 가입을 조금이라도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마냥 반기며 성급히 결정하기보다는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으론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고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보험상품이 그렇다. 아무리 좋다고 홍보하고 있는 보험상품에 가입할지라도 가입자가 보험상품을 준비하고자 하는 목적과 부합하지 않다면 해당 보험상품들은 자칫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 특히 종신보험이 그렇다. 상담하면서 항상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종신보험에 대한 가입 기준과 가입 목적을 늘 잊지 말고 신중히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종신보험 특성상 부담스러운 보험료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고 더불어 장기 지출에 대한 부담감까지 더해진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다.

당장은 지금의 이러한 변화들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분명 좋은 요소로 보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보험료 경쟁력에 있어서는 ‘좀 더 저렴한 보험료’와는 거리가 멀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하며 지켜봐야 한다. 좋은 옵션에는 항상 그만한 가격이 붙는다는 뜻이다. 종신보험의 변화가 충분히 좋은 시도임에는 틀림없지만 분명 나와 맞아야 하는 상품이어야 한다. 가입 목적이 분명한 상황에서 가입 고민을 하고 있다면 너무 서두르지 말고 앞으로의 변화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편을 권하고 싶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