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박근희 “고객의 소리 들어라”… 현장 경영으로 기업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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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도곡동 - 박근희 전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7 18:00:42

박근희 전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은 청주상업고(현 청주대성고)와 청주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삼성전관(현 삼성SDI) 수원공장 총무·경리과에 입사해 삼성맨 경력을 시작했다.

탁월한 리더십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1995년 삼성전관 기획담당 이사로 첫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이후 2001년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경영진단팀장을 맡아 미래의 삼성카드 부실화를 예상하는 보고서를 냈고 ‘카드대란’이 현실화되면서 남다른 경영 감각을 발휘했다.

박 전 부회장의 보고서에 맞춰 대응한 기업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그는 2003년 삼성 구조조정본부 부사장을 거쳐 삼성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 합병 후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으며 2005년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 2010년 삼성생명 보험영업부문 사장을 거쳐 2011년 6월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대표 취임 1년6개월 만인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해 상고·지방대 출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샐러리맨으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 주목받았다.

경영철학은 ‘모든 경영의 문제와 답은 현장에 있고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는 답을 찾아낼 수 없다’는 ‘현장 경영’이었다. 영업환경을 얼마나 이해하고 많이 아느냐에 따라 경영방식이 180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직접 보고 고객 목소리를 들어야만 기업의 목표를 세울 수 있다고 믿어 삼성그룹 중국본사 사장 시절 현지법인을 찾아가 애로 사항을 청취해 경영에 반영했다.

2010년 12월 삼성생명 보험영업부문 사장으로 재임했을 때는 현장 중심의 조직 개편을 단행해 ‘작은 본사, 현장 중시’를 핵심 키워드로 경영지원실 폐지를 비롯해 본사의 지원 조직을 대폭 축소했으며 축소된 기능은 현장에 전진 배치시켰다.

또한 이틀에 한 번꼴로 일선 현장을 돌아다니며 2년간 전국 700여개 지점 중 70%가량을 직접 방문했을 정도로 솔선수범했다. 현장경영의 결과로 삼성생명은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세를 이뤘다.

지난 40년간 삼성그룹과 계열사를 두루 경험하며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사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영 안목과 추진력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해 삼성생명의 제2도약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2018년 8월 ‘삼성맨’ 타이틀을 뒤로하고 CJ대한통운 부회장에 선임됐다. CJ그룹 총수인 이재현 회장이 영입을 위해 직접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에게 양해를 구한 사실이 전해져 높은 신임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듬해 3월 CJ 대표이사를 맡아 CJ그룹의 대외업무를 총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섰지만 2021년 3월 택배기사 과로사 논란으로 싸늘한 여론 속에 결국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편 박 전 부회장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T아파트 한 호실을 1999년 7월 분양받아 소유하고 있다.

해당 호실은 공급면적 233.94㎡(70.76평)·전용면적 174.67㎡(약 52.83평) 규모로 1999년 당시 분양가는 평당 800~1000만 원 수준으로 지금에 비하면 훨씬 저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