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감축 나선 웰컴저축銀… 서민금융 정체성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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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보다 신용대출 9000억 원 줄이고 동산담보대출은 6000억 원 늘려
중금리대출도 전년比 4분의 1 수준으로 감축하고 평균 금리도 2%p 올려
부실채권 급증 등 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책… “중금리대출 확대 예정”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30 10:28:00

▲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의 1분기 중금리대출(사잇돌2·민간중금리) 취급실적은 22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913억 원) 대비 4분의 1 줄어들었다. 연합뉴스

웰컴저축은행이 서민금융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을 줄이면서도 자동차담보대출(자담대) 등 담보대출 위주로 대출자산을 늘리고 있다. 중·저신용자 상품인 중금리대출도 감축했다. 이 같은 행보는 부실채권 급증에 따른 건전성 대책으로 풀이된다. 다만 플러스 성장을 거두면서도 취약 차주를 외면해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저축은행 정체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30일 웰컴저축은행 통일경영공시를 확인한 결과 올해 1분기 웰컴저축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73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1135억 원) 대비 545% 급증한 규모다. 웰컴저축은행은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애큐온)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담보대출 물량도 본인 명의 차량을 담보로 1억 원까지 대출을 내주는 자담대 위주로 채웠다.

반면 주택이나 자동차 담보가 없는 서민들의 대출에 대해서는 문턱을 높였다. 1분기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조3341억 원으로 전년동기(2조2078억 원) 대비 39.6% 급감했다. 2022년 3분기(2조5475억 원)부터 6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이렇다 보니 웰컴저축은행의 주력 여신 상품도 담보대출로 바뀌었다. 1년 전만 해도 전체 대출금(담보·보증·신용·기타) 중 신용대출 비중은 39.9%로 가장 컸으나 지금은 담보대출(비중 46.9%)에 밀리며 29.1%로 급락했다.

문제는 중·저신용자에게도 대출을 걸어 잠갔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1분기 228억 원 중금리대출(사잇돌2·민간중금리)을 내주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913억 원) 대비 4분의 1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전체 중금리대출 규모가 1조8670억 원에서 2조1282억 원으로 14% 늘어난 것과 상반된다. 중금리대출 금리도 평균 연 17.39%로 법정 최고금리에 육박했다. 1년 전 15.51%이었던 것과 비교해 2%p가량 올라갔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웰컴저축은행이 신용대출 등 위험자산 공급을 줄인 것은 하락한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하기 어려운 고정이하여신은 1분기 4535억 원으로 총여신의 9.64%를 차지했다. 1년 전(6.83%)보다 비중이 3%p 올라갔다. 고정이하여신에 충당금을 차감한 순고정이하여신은 1239억 원(비중 2.41%)에서 2591억 원(6.07%)으로 약 3배 급증했다.

여신 중에서도 부동산 부문이 가장 심각했다. 1분기 기준 웰컴저축은행은 부동산 PF 사업장에 5470억 원을 대출했는데 이 중 710억 원이 연체된 상태다. 연체율만 12.98%다. 부동산업에는 7080억 원을 공급해 1295억 원(연체율 18.29%)이, 건설업에는 1741억 원을 공급해 349억 원(20.08%)이 연체됐다. 부동산PF·건설업·부동산업 대출을 합친 연체율은 평균 16.47%다.

실적만 놓고 보면 이러한 경영 전략은 성공적이다. 1분기 웰컴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31억 원으로 전년동기(81억 원) 대비 61.7%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302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중금리대출 등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서민층의 대출 장벽을 높임에 따라 건전성 중심의 전략이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저축은행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