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첫 TV토론 ‘90분 입씨름’… 향후 판세 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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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별장에 두문불출… 모의무대까지 동원 ‘특훈’
트럼프, 유세·모금행사 소화하며 정책전문가들과 ‘열공’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7 17:27:04

▲ 2020년 미국 테네시 내슈빌에서 열린 대선 토론에서 조 바이든 후보(오른쪽)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81)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의 첫 TV토론이 한국시간 28일 오전 10시 펼쳐진다. 대선 판세를 좌우할 이번 토론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두 후보 다 싫다’는 역대 최다 더블헤이터(double hater) 유권자 등 무당층 내지 부동(浮動)층 표심의 향방 또한 주목된다.

토론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90분간 청중 없이 진행되며 펜과 메모장·물 한 병만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사전 준비한 원고는 금지된다. 광고가 나가는 동안 두 차례(각 3분30초) 쉴 수 있지만 보좌진과 접촉할 수 없다. 미 대선 역대 최고령 후보들, 더구나 두 전‧현직 대통령이 그야말로 외나무다리 위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국내외 주류 매체는 바이든 우세를 말해 왔지만 유튜브·팟캐스트 등 신흥 미디어나 일부 전문가들 연구를 통해 드러난 바닥민심으론 트럼프가 앞선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 뒤치락했으나 첫 TV토론을 앞두고 바이든이 트럼프에 3%p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퀴니피액대가 20~24일(현지시간) 1600명에게 물어 본 결과, 양자 가상대결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율 각각 48%·45%였다.

미 대선 토론이 TV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전·현직 대통령 맞대결은 처음이다. 또 양당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이 이뤄질 7월 공화당 전당대회와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인 6월에 TV토론이 성사된 것도 이례적이다. 이번 기회에 확실한 우위를 각인시켜야 할 바이든은 20일부터 메릴랜드주 소재의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토론 준비에 전념해 왔다고 전해졌다.

바이든은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비롯해 최소 16명의 전·현직 참모들과 함께 캠프 데이비드의 영화관 및 비행기 격납고에 마련된 모의토론 무대에서 송곳질문과 묘답 찾기에 매달렸다. 또한 낙태권폐지의 책임을 트럼프에게 묻는 광고를 공개하며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룰 것을 예고했다. ‘트럼프=민주주의 위협론’과 성추문 입막음돈 관련 유죄 평결에 대한 독설도 빠질 수 없다.

반면 트럼프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다. 유세와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계획대로 소화하며 틈틈이 정책전문가들과 주요 분야 정책 관련 얘기를 나눴다. 유세장에서 바이든이 TV토론 준비로 두문불출인 것을 꼬집어 “그는 공부하러 통나무집(캠프 데이비드 내 건물)에 가 있다”고 놀리듯 말한다든가 “알아야 할 것을 알기 위해 왜 스스로 며칠 갇혀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정부가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이민자 통제에 실패한 것과 그로 인한 여러 부작용, 치안 악화, 인플레이션에 따른 서민생계 부담 가중에 초점을 맞춰 거세게 몰아붙 것이다. 11월 대선 판세에 분수령이 될 이번 TV토론은 고령인 두 후보의 인지력 테스트 기회이기도 하다. 다음 토론은 9월10일로 예정돼 있으나 이번에 치명적인 실수를 한다면 누구든 회복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한편 미 유권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첫 대선 TV 토론을 중요한 승부처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에 따르면 20~24일 유권자 1088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이번 토론이 바이든의 성공적인 선거운동에 매우 또는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선거운동에 이번 토론이 중요하다고 밝힌 응답자는 68%였다. 무당층 응답자 기준에선 각각 64%·56%가 바이든과 트럼프에게 중요한 선거운동으로 봤다.

또한 전체 응답자 68%는 TV토론 전체나 일부를 생방송으로 시청할 것 같다, 70%는 첫 TV토론에 대한 평가를 살필 것 같다고 답했으니 대단한 관심도다. 대선 TV토론이란 국민 전체를 심사위원 삼아 벌이는 경연이나 다름없다. 정책과 비전의 우월함뿐만 아니라 태도·어조·순발력 등 전반적인 호감도와 매력이 비교된다. 미국 대통령이라는 지구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존재에 세계인의 눈길이 쏠린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