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력 대비 “한·미 동맹·핵 무장 주권 동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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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북핵 억제력 무력화 위해 美 전술핵 재배치 ‘공동 운영’
정성장 센터장 “트럼프 집권 할 경우 동맹 조율, 핵무장 기회”
나경원 의원 “한·미 동맹 유지 선에서 자체 핵무장 필요” 강조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2 18:40:05

▲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가운데)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가중하는 도발 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을 전제로 자체 핵무장 논의가 불붙고 있다. 북핵 위협 대응 강화와 비대칭성의 극복 및 미국의 핵우산 한계론이 커며 자체 핵무장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1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은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전문가 주장에 힘이 실렸다. 이들 전문가들은 북한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으며 특히 남북 간의 군사적 비대칭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나경원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북한 핵 보유가 사실상 공식화된다면, 한국 역시 자체 핵무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 핵무기 보유의 전제가 되는 3원칙으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미국의 동의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한 평화적 핵무장 △이를 행하기 위한 실천적 핵무장 등을 제시했다.

나 의원은 “대만과 중국이 갈등을 벌이는 등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변하면 미국과 한국의 안보 이익이 충돌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때 미국은 자국의 안보 이익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북러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이후 미국에서도 ‘한국이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나 후보는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핵무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한·미 동맹과 핵무장이 동시에 같이 가는 것이 안보를 굳건히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실장,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토론에는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가 참석했다.

자체 핵무장을 강조한 정성장 센터장은 “미국이 언제나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자체 핵 보유를 통해 남북 핵 균형을 이루고 핵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날 길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주한 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 혹은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등을 추진하면서 미국의 확장억제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를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미국의 핵우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 (한국의) 안보정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미 대선까지 아직도 시간이 남아있어 상황의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매우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계속해서 “바이든의 재선만을 생각하고 미국의 확장억제에 계속 의존하려는 입장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는 위험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미국의 동의(또는 묵인) 하에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면 남북한 간에 핵 균형이 이뤄져 한국은 북핵의 위협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평화적 핵주권론을 주장하고 있는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실장. ©스카이데일리

‘독침이 있는 전갈과 없는 일반 곤충이 한 병에 담겨 있는 상황’으로 대북 비대칭성을 경고한 김태우 실장은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통한 절차에 따른 핵무장을 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정부는 약 3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북한이 핵개발을 멈출 것이라는 전제 아래 한반도의 핵비대칭 상황을 용인하는 안일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체제유지와 군사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는 만큼 이제는 우리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짚었다.

김 실장은 “북한이 꾸준히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서해 위협이 현실화될 때 우리가 핵무장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으면 한반도 전체의 위기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독자 핵무장의 잠재력을 배양하는 순서로 가자고 했다. 정상적인 이유로 핵무장을 원하더라도 그 대가로 동맹을 포기해야 한다면 현재로서는 득보다 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평화적 핵주권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핵무장 여론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반겨야 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 내 신고립주의적과 반동맹적 핵무장은 더욱 경계 해야 한다며 신중한 핵무장론을 피력했다.

신인균 대표는 우리군의 ‘킬체인’의 안보적 허술함을 언급하며 북핵 확장 억제력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봤다. 신 대표도 핵무기 개발을 위해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거나 전술핵재배치를 하는 등 확장억제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