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주가가 시중은행 전환에도 뒷걸음질하고 있다. 밸류업 수혜 기대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은행주들과 대조적이다. 주가 부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손 부담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풀이된다. 주주환원 확대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도 악재다.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황병우 회장이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 주가는 8일 기준 8000원으로 지난해 말(8490원) 대비 5.8%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7.6% 오른 것을 고려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2월 초 980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하락한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부진은 은행주 강세와 상반된다. 은행주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가 상승률은 대부분 두 자릿수다. 4대 금융지주인 KB금융은 연초 이후 61.2%, 하나금융지주는 47.7%, 신한지주는 29.5%, 우리금융지주는 13.4% 각각 급등했다. 지방은행인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도 올 들어 각각 21.1%·34.0% 뛰어올랐다.
호재가 없던 것도 아니다. 핵심 자회사인 대구은행은 5월 말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받으며 전국구 은행으로 발돋움했다. 신한·우리·하나·한국씨티·KB국민·SC제일은행에 이어 7번째다. 영업 단위를 전국으로 확대한 만큼 수익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식이었다.
그럼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한 것은 부동산 PF 대손 부담 확대에 따른 손익 악화로 분석된다. 1분기 DGB금융지주 순이익은 1130억 원으로 전년동기(1776억 원) 대비 36.4%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위험 등에 대비해 충당금을 1595억 원 적립한 게 실적을 갉아먹었다. DGB금융지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30%로 은행 계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2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증권가는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 PF와 관련해 2분기 중 1000억~2000억 원의 충당금을 추가 쌓았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고려한 DGB금융지주의 2분기 예상 순이익은 500억 원 내외다. 지난해 2분기(1509억 원)와 비교해 3분의 1 작은 수준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하이투자증권이 RWA(위험가중자산)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PF 관련 상당한 손실이 예상되므로 2분기 중 미리 대규모로 충당금을 적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2분기 그룹 대손비용은 최소 21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연간 대손비용은 6500억 원을 웃돌면서 지난해 수준을 상당 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주주환원 확대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낮추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5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보통주자본(CET1) 비율 △11% 이상 주주환원율 30% △12% 이상 30~40% △13% 이상 40% 등의 주주환원율 상향 계획을 발표했다. CET1 비율 12%가 돌파하려면 최소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CET1 비율은 11.07%다.
최 연구원은 “기존 하이투자증권 PF 부실 처리와 시중은행 전환이 맞물리는 과정에서 당분간 자본비율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주주환원 확대에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기대도 크지 않다. 최근 2주일 동안(6월24일~7월8일) DGB금융지주 관련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5곳 중 4곳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평균 목표주가는 9020원으로 8일 종가 대비 10% 정도 높다. 같은 기간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한 증권사도 2곳으로 적지 않았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도 보수적 충당금 적립 소멸 등을 가정해도 경상적 대손비용 증가와 증권 자회사 추가 충당금 반영에 따라 지배주주순이익이 3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에 따른 단기 이익 개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조직 쇄신과 비전 제시 등 신임 CEO의 적극적 대내외 의사소통은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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