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후원금 ‘과세 사각지대’… “일일이 세무조사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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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유튜버 1만3000여 명 1억 원 넘는 소득 올려… 2년 새 2.5배↑
개인계좌 통해 받은 후원, 사업소득으로 신고 안 하면 과세 불가
차근규 “국세청, 과세 사각지대 발생 않도록 대응 방안 강구해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5 13:14:21

▲ 한 개인 유튜버의 영상 게시글에 후원을 유도하는 계좌번호가 표시돼 있다. 유튜브 캡처

연간 1억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는 20대 이하 유튜버가 2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일부 후원금 형식의 소득의 경우 세무조사 외에는 사실상 과세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과세 사각지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세청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 1억 원 초과 수입을 신고한 20대 이하 유튜버·개인방송 진행자(BJ) 등 1인 미디어 창작자는 1324명이었다. 이는 2020년 528명과 비교해 약 2.5배 늘어난 것이다.

최근 유튜브 등 콘텐츠 플랫폼 및 쌍방향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들 유튜버·BJ의 수익도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1억 원을 초과한 수입을 신고한 1인 미디어 창작자는 총 2781명으로 전체 1인미디어 창작자(3만9366명)의 7% 수준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이하가 가장 많았고 30대(1071명)·40대(273명)·50대 이상(113명) 등 순이었다. 반면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3만1481명은 2500만 원 미만 수입을 신고했다.

이날 공개된 수입신고 자료에는 유튜버들이 방송 중이나 영상에 개인 계좌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받는 후원금 중 일부는 포함되지 않았다. 사실상 과세 사각지대에 방치된 셈이다.

국세청은 구독자들이 후원금을 개인 계좌로 송금한 경우 자진 신고한 후원금을 제외한 거래 내역을 포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한다.

일부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창작자는 영상이나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중 개인의 은행 계좌를 표시해 놓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구독자들이 후원금을 해당 계좌에 송금할 경우 1인 미디어 창작자가 자체적으로 사업 소득으로 보고 신고하지 않는 한 사실상 과세가 불가능하다.

증여세법 등에 따르면 증여는 타인에게 무상으로 재산이나 이익을 이전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 경우 금액이 50만 원이 넘어가면 증여세가 부과된다.

물론 사회통념상 부모님에게 받는 용돈이나 축의·조의금 등에 증여세를 부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경우나 이재민 구호금품·치료비 후원 등은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후원금’의 경우 세법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개인이 계좌를 공개하고 받는 후원금도 증여로 간주된다. 유튜버가 개인계좌 노출을 통해 받는 후원금도 수익으로 신고하지 않는 한 증여로 간주되기 때문에 50만 원이 넘지 않으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세무사는 “엄밀히 말하면 유튜버가 개인 계좌 노출을 통해 받는 수익도 통장 거래내역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세무조사를 거치면 과세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조사를 통해 후원으로 받은 금액이 소득으로 판단되더라도 소액의 모든 후원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과세할 수 없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