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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범죄를 수사 또는 지휘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검사는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 소속 공무원이다. 국가 형벌권에 기초해 법 집행기관인 법무부 산하 검찰청에 소속돼 있다. 헌법 및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는 범죄 수사 착수부터 사건의 종결까지 총괄할 권한을 갖고 있다. 공익의 대표자이자 국민에 대한 봉사자인 셈이다.
검사는 범죄 수사와 공소 제기 및 유지에 필요한 사항 수행, 범죄 수사에 관한 사법경찰 관리 지휘·감독, 재판 집행 지휘·감독을 담당한다. 검사는 일반 행정 공무원과 달리 각자의 이름으로 검찰 사무를 처리할 권한을 지닌 국가기관이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내각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현 정부의 윤석열 대통령 또한 검사 출신이다.
장관급인 방송통신위원장 탄핵·판사 탄핵·검사 탄핵 등 ‘탄핵’이 곳곳에서 쏟아진다. 엄중하게 들리던 탄핵이라는 단어가 어느덧 일상화됐다. 탄핵은 불가피한 경우에 하는 최후의 정치적 수단으로 기능해야 함이 마땅하다. 이대로라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힘자랑을 하는 끝없는 ‘탄핵의 악순환’에 말려들 위험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돌고 도는 게 세상 이치이기에 여야 상황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때마다 탄핵이 반복되는 시나리오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탄핵소추’는 법에 있는 제도이니 사유에 맞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요건에 맞는지 신중하게 따져 봐야 한다. 우리 헌법에는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의결해야 한다’가 아니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탄핵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게 헌법 정신이기 때문이다.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탄핵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4명을 향해 탄핵의 칼을 빼 들었다. 대장동·대북송금 사건 등 이재명 전 대표나 민주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이다. 보복의 냄새가 진동한다. ‘진술 회유 의혹’ ‘사적 거래 의혹’ 등 팩트가 아닌 의혹을 다투는 쟁점들이 탄핵 근거다. ‘중대한 법 위반’을 뒷받침할 근거가 약하다.
수사 검사들을 자신들 무릎 앞에 줄 세우려는 ‘겁박용’에 다름아니다. 민주당은 ‘입법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이 왜 나오는지 생각해야 한다. 탄핵소추는 민주당에게 ‘조자룡의 헌 칼’이 아니다. 힘을 가진 이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겸손과 절제다.
박병헌 디지털뉴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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