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 LS전선·대한전선 법적 분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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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입장 “혐의 사실 확정시 국내외 강력 법적 조치”
도면 탈취 의혹 혐의로… 경찰 대한전선 압수수색
LS전선 “레이아웃 탈취” 대한전선 “자체 개발”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6 13:22:00

전선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국내 1~2위 업체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기술 유출 관련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이 설계사무소를 통해 대한전선에 넘어갔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은 “경찰이 대한전선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피의자로 전환하고 본사를 압수수색했다”며 “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에 대한 조사”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경찰은 대한전선을 기술 유출 사건의 피의자로 전환하고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20년 이상 LS전선의 케이블공장 건설을 담당해 온 가운종합건축사사무소(가운건축)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도면을 대한전선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해저케이블은 해저에 설치되는 케이블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그리드 산업과 해상풍력 발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LS전선은 가운건축에 압출, 연선 등 공정 설비들의 배치를 위해 각 설비의 크기·중량·특징 등을 명시한 도면을 제공했다. 회사 측은 “대한전선이 가운건축에 먼저 연락해 여러 차례 설계를 요청했고 계약금액이 LS전선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며 “또 LS전선의 다른 협력사들에게도 동일한 설비 제작 및 레이아웃을 위해 접촉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전선 측은 “자체 기술력으로 공장을 건설했고 기술을 탈취한 바 없다”며 “해저케이블 공장은 공정 순서대로 배치하기 때문에 핵심 기술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장의 레이아웃은 해외 설비 업체로부터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핵심적인 기술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 탈취의 목적으로 경쟁사의 레이아웃과 도면을 확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부연했다.

특히 “대한전선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독점기업의 과도한 견제 행위는 중단해야 한다”며 “해저케이블 및 해상풍력 산업에 대한 국가 경쟁력이 약화할 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업체로부터 우리 케이블 시장을 보호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운건축은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공정하게 선정한 업체”라며 “대한전선이 가운건축에 먼저 연락해 여러 차례 설계를 요청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경쟁사의 계약 금액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혐의가 없다고 밝혀질 경우 당사는 가능한 민형사상의 모든 조처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양측은 가운건축이 유출했다는 공장의 레이아웃(설비 배치)이 해저케이블 생산에 핵심적인 기술인지 판단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