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강타한 ‘최악 IT 대란’… “복구만이 해답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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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스트라이크 업데이트 패치 중 운영체제 충돌로 블루스크린
항공·금융 등 수많은 기업·기관 먹통 피해… 국내에도 LCC 3곳 피해
“한국도 IT 재난 안전지대 아니다… 복구 이후 철저한 대책 마련해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1 13:23:15

▲ 클라우드스트라이크-윈도우 오류 사태로 IT 대란이 발생해 20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한 공항에 게시된 항공편 취소 공지됐다. 연합뉴스

‘정보기술(IT) 대란’이 전 세계를 강타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복구뿐 아니라 IT 재난에 대한 대비책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따르면 MS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서버나 PC에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애저·Azure)를 기반으로 보안 플랫폼을 제공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 패치 오류로 전 세계 항공·방송·통신·금융 등 인프라가 동시다발적으로 마비되는 대란이 빚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2만 곳 이상 고객을 가진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업데이트 패치가 MS 윈도우와 충돌한 탓에 이를 사용하던 서버와 PC가 멈춘 것이다. 당시 피해 상황을 종합하면 이번 패치로 기기가 블루스크린이 뜨며 먹통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미국과 유럽·아시아 주요 공항에서 항공기와 지상 관제센터간 통신에 장애가 생기고 항공편 예약과 체크인 차질로 항공편 지연·취소 사태가 이어졌다. 또 금융기관과 병원·약국·미디어·상점까지 전 세계 수많은 기관·기업 단말기의 화면이 블루스크린으로 바뀌고 작동을 멈췄다.

국내에도 피해가 이어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3사(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가 피해를 입어 발권·예약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기준으로는 사실상 완전 복구된 상황이다.

MS는 20일 자사의 블로그에 공지를 올리며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업데이트로 규모 상으로는 소규모의 윈도우 기기에 영향을 미쳤지만 주요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기업에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사용하면서 경제·사회적 충격이 광범위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MS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침을 윈도우 메시지 센터에 게시했으며, 수백명의 엔지니어와 전문가를 배치해 고객들과 함께 서비스를 복구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태를 일으킨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협력해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Azure) 인프라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잘못된 업데이트를 조속히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다만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일이 컴퓨터를 재부팅하고 문제가 된 업데이트를 삭제해야 하는 번거로운 복구 작업 때문에 길게는 복구하는데 길게는 주 단위의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보안업체 관계자는 “사이버 공격으로 발생한 사고가 아닌 보안 소프트웨어 충돌 사례지만, 피해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만큼 복구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IT 대란이 최근 국제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배포와 사용자가 단일 클라우드가 아닌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우리나라 1세대 IT 전문가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IT대란은 우리나라에서도 아마존웹서비스(AWS)가 2018년과 2021년에 장애를 일으켰으며, 2018년 KT 아현동 통신구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 2022년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를 겪은 바 있다”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유사한 사건이 자주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또 “일단 IT 재난이 터지면 그 피해는 전 국민에 미치기에 더욱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책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이중·삼중 대책 시스템화 △장애 발생 시 즉각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금융·방송·항공·게임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서비스 분산과 이중화 △정부·사업자 소통 통한 예방·대응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